어제 친구랑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다. 질투라는 감정을 느끼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다고 생각되는 걸 가진 사람에게 질투를 느낀다. 친구는 내가 가질 수 있었는데 못 가졌던 걸 가진 사람에게 질투가 난다고 했다.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 vs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유영하는 삶의 태도이다. 고등학교 3학년, 시카고 뮤지컬 영화를 본 뒤로, 나는 콘텐츠업계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후로는 원하는 것, 목표가 정해진 확실한 채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그런 게 없거나, 있어도 강하지 않아 변화하는 삶의 태도에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다. (아래 사진이 내가 항상 유영하듯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언급하는 짤이다)
또, 내가 절대 가질 수 없다고 생각되어 질투가 나는 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결과물을 남에게 소개해줄 수 있는 여유다. 나는 내 생각을 말하기까지 내 안에서 정말 많은 자기검열의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검열을 넘지 못한 것들은 쌓이기만 한다. 하지만, 가끔 정말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자신의 생각과 자신이 힘줬던 결과물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여유가 정말 부럽다.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미련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만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못 가졌지만 언젠가 가질 수 있을 거라 막연히 기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