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들어 가는 소리

by 시에스타

지난 주일, 아침 9시 예배 시간에 브라스밴드 특송이 있었습니다. 하루 전 리허설을 마쳤고, 당일에는 한 시간 일찍 모여 마지막 점검을 했습니다.


무대에 처음 서는 분이 두 분 계셨습니다. 표정과 손끝에서 긴장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음악이지만, 무대에 선다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손가락은 생각보다 느리고, 박자는 자꾸만 어긋납니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 음이, 막상 불어보면 전혀 다른 소리로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이어가고,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결과보다도 깊은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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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작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악보를 챙기지 못해 당황한 분도 계셨고, 급하게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잠시 대기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예상치 않은 당황스러움이 있었지만, 이내 자리를 잡고 각자의 소리를 이어갔습니다.


큰 무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흔들림들이 오히려 이 무대를 더 진짜처럼 만들었습니다. 연주를 마치고 내려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무대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이전까지는 긴장으로 몸이 굳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영상을 보니, 어색하게 서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조금은 ‘연주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작은 경험치들이 쌓여서 일까요? 무대 위에서 관객을 둘러볼 수 있었고, 누가 영상을 찍고 있는지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실수는 언제든 일어납니다. 악보를 두고 올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성이 부족해서는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각자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대 위에서는 지난 노력의 결과가 보이지만 그날의 상태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어떤 날은 더 부족하게 느껴지고, 어떤 날은 예상보다 더 나은 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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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또 다음 무대에 설 것입니다. 그 사이에서 다시 연습하고, 같은 부분에서 머뭇거리기도 하며, 조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완벽했던 순간보다 이렇게 어딘가 비어 있고, 조금은 어긋나 있었던 순간들이 더 오래 남습니다.


아마추어에게 음악은 완벽한 무대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서투름 속에서도 함께 이어가는 연습의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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