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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정 Jan 03. 2023

사랑은 그런 거지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만 줄게요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라는 답을 주세요"


얼마 전에 페친이 올린 짧은 영상에 가수 아이유가 하는 말이 ‘쿵’ 심장을 울렸다. 그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은 강하고 그 생각을 이길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사랑은 그런 거지. 미워하지 않고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

애인을 예쁜 카페에 데려가고 싶어 하는 아들의 마음. 노란 누룽지 따닥따닥 생기도록 굴밥을 지어 아들에게도 딸에게도 또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몇 사람들에게 한 그릇씩 먹이고 싶은 나의 마음.  


사랑은 그렇지. 재고 따지지 않고 온전히 다 주고 싶은 마음.

나만 보면 김치며 빵이며 챙겨주고 싶어 하는 언니의 마음, 새해 떡국 먹으러 오라고 불러 밥을 차려주는 마음. 나는 오늘도 언니의 사랑을 먹고 왔지. 팔순이 넘어서도 생선 살을 발려 내 앞으로 밀어주는 엄마의 마음.


사랑이 그렇지.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떠오르게 되는 마음.

지난봄, 나를 만나러 오는 길에 양말 파는 것을 보고 내가 생각났다고 내게 양말을 사준 사람의 마음. 가을 밤바람이 찹찹하다고 전화를 해주는 마음.


이런 사랑은 아이유의 말처럼 강하다. 무너지지 않는다. 사랑이라고 꼭 기쁜 것은 아니다. 슬프고 서러울 수 있다. 슬프고 서럽다고 사랑이 금이 가지는 않는다. 사랑이 무너지는 것은 의심하고 따질 때부터다.


남녀 간의 사랑이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건 친구 간의 우정이건 재고 따지면 더는 사랑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베푸는 선의도 대가를 생각하고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내가 주고 싶어서 준 것이니 딱 거기서 끝내야 한다. 주었다는 것을 잊는 게 좋다.


작년에는 행복에 대해서 생각했었다. 건강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했었다. 올해는 해가 시작하자마자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하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만 줄게요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라는 답을 주세요"




사진은 처제인 내게 떡국상을 차려주고 있는 58년 개띠 큰 형부 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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