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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재 Nov 17. 2024

현대로맨스는 미공개 투고가 디폴트?

현대로맨스에도 여러분이 모르는 다양한 접근법이 많습니다.

‘현대로맨스는 미공투고다!’

출판사와 계약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면, 아마 웹소설 작가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겁니다.

미공투고는 말 그대로 공개되지 않은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하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로판과 벨은 조아라에서 투도 성적을 확보해야 해서 무료연재 때 원고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지만, 현로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투고를 돌리는 게 보편적이었습니다.

로판도 이제 흐름이 바뀌어서(아라 영애 납골당마저 사라져서) 미공투고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원래부터 무료연재가 주류가 아니었던 현로와는 결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현대로맨스도 무료연재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무료연재처에서 컨택 받았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고, 특히 디리토가 무료연재처의 신흥강자로 자리잡으면서 다양한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전이라고 무료연재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네임드 작가님들 구작 리뷰란을 보면 ‘연재 때부터 보고 따라왔어요’라는 리뷰가 드문드문 보이기도 합니다.

보편적인 케이스는 아니고, 무료연재 성적이 좋아 봐야 플랫폼 심사 때 얻는 이득이 없기 때문에 굳이 안 하는 분이 훨씬 많았던 겁니다. 런칭 때 따라 오는 독자도 거의 없거든요. 무료연재 때는 인기가 많았는데도 런칭 후에는 그 정도 반응이 안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그래서 아무리 흐름이 바뀌었어도 아직까지 미공투고 계약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연재하는 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에요.(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음) 어디에 목적을 두는지에 따라 연재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혼자 벽 보고 쓰는 게 스트레스라서 도파민을 얻고 싶다면, 어디에 연재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순위 경쟁에서 재미를 얻고 싶다면 네이버 베스트리그, 독자 댓글에서 힘을 얻는다면 로망띠끄, 메인에 노출되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면 디리토를 추천합니다.

‘디리토가 댓글 따숩다던데’

아뇨.

상냥한 말투로 진심이 아닌 말을 기계적으로 하는 사람에게서 차가움을 느껴본 적이 있으시다면, 의인화한 디리토가 바로 그런 모습일 겁니다.

디리토는 90% 이상이 BL 독자라고 할 수 있어요. 전체 랭킹만 봐도 알 수 있죠. 로맨스에는 독자가 없습니다.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퀘스트를 하려고 관성적으로 댓글 다는 사람만 소수 있을 뿐입니다. 첫 댓글 다는 분은 참고자료가 없으니 글을 읽어주긴 하는데, 댓글 딱 하나만 달고 사라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아요. 두 번째 댓글부터는 앞에 달린 댓글을 말투만 바꿔서 똑같이 따라 씁니다. 읽지도 않는다는 소리지요.

즉, 현로는 독자들 보라고 업로드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신작은 성실하게 업로드하면 메인에 노출을 잘 시켜주고, 상위 랭킹을 잡기도 쉽습니다. 출판사 보라고 하는 연재라는 거죠.


어쨌거나 취미가 아닌 상업 작가로서 분명한 목표를 뒀을 때 출판사 눈에 잘 띄고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곳에 베팅을 거는 게 좋습니다.


네이버 베스트리그는 현로 무연처 중 가장 크지만,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아예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상위에 들더라도 생각보다 컨택이 잘 오지 않아요. 챌린지리그는 풀린 회차 수가 적어서 그나마 좀 나은데, 베스트리그 상위권을 점령하려면 소비해야 하는 회차 수가 많아서 모험을 감행할 가치가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로는 기본 회차 수가 적은 편이라서, 무료 회차를 많이 푸는 게 큰 부담이 됩니다. 어차피 심사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데 성적에 집착하며 회차를 푸는 리스크를 감당하며 낮은 확률의 컨택에 기댈 이유가 없는 거죠.

원래는 ‘슈퍼패스’를 목표로 부담을 감수하면서라도 연재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공모전 때가 아니면 굳이 그러지 않는 편입니다. 도전을 해보시더라도 최대 15회차까지만 푸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도전하는 김에 로망띠끄, 디리토에 같이 연재해보세요. 로망띠끄는 오래된 현로 무료연재처입니다. 규모는 네이버 챌린지보다 작지만, 워낙 오래 유명한 곳이었다 보니 여전히 독자가 많고 현로 레이블이 있는 출판사에서도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로망띠끄는 랭킹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작품이 심해에 가라앉을 스트레스도 적은 편입니다. 독자들의 추천과 댓글도 후한 편입니다. 최신화가 위에 노출되는 시스템이라 누구든 출판사 담당자의 눈에 띌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고만 재미있으면, 얼마든지 컨택 받을 수 있어요.

디리토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모전을 노리면서 15화 이상의 원고를 준비할 게 아니라면, 적은 회차 수로도 충분히 컨택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단, 디리토는 리디북스 산하 무료 연재 플랫폼이니, 리다무나 19금 단행본 성향에 맞는 원고로 연재를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컨택의 비법은 뒷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것입니다. 굳이 15회차씩 준비할 필요도 없어요. 웹소설은 초반 회차, 특히 심사고 분량과 미리보기 분량에서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식만 시켜주고 빠지세요. 그리고 연재를 멈추면 컨택이 옵니다.


‘미공투고가 오랫동안 대세였는데, 그럼 컨택도 작은 출판사에서만 오는 거 아니냐?’

아닙니다.

적은 회차수로 어그로만 잘 끌면 대형 출판사에서도 컨택이 오더라고요. 저는 투고 합격률은 낮은 편이지만 컨택은 늘 대형 출판사에게만 받아왔습니다. 오히려 투고 원고보다 분량을 더 적게 풀었고, 투고 돌려야 하는 스트레스도 없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현로 무료연재가 오히려 블루오션에 가까워서 투고보다 좀 더 편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운 좋게 한 작품에 둘 이상의 컨택을 받으면, 부랴부랴 새 원고를 준비해서 계약할 출판사가 아닌 다른 출판사에 건네고, 근접한 시일 내에 두 개 이상의 계약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말씀드린 무연 플랫폼 외에도 다양한 곳이 있습니다만. 굳이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출판사들이 잘 들여다보지도 않고, 독자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출판사 담당자라면 어떨까요? 굳이 이곳저곳 싹싹 훑어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원하는 방향성을 가진 원고가 다수 포진해있는 플랫폼을 골라서 효율적으로 둘러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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