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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휘재 Oct 05. 2024

놈의 조황




워낙에 표본이 적은 데다 놈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마저 있겠으나... 그럼 그렇지라고 멋대로 판단해 본다.

너희들도 끽해야 기억이나 기술 따위로 함부로 판단하니까 놈도 가끔이야 그래도 괜찮겠지.


통발을 거둬들인다.


'나'를 죽여본 사람 얼마 없구나.

깨달음 얻었다면서 순 엉터리로구나.

그 뒤로 허튼 말이나 일삼고 수행 안 했구나.

다시 진흙을 처발라 입었구나.

괜찮다. 세상이 뜨거우니. 몸을 지켜야 하겠지.

그러나 그 순간 '너'는 또다시 발생하고 말았단다.

깨달음까지 습득한 더욱 두둑해진 ''

그 '너'라는 존재는 깨달음의 흔적을 쥐고 무얼 하고 있느냐.

이미 사라지고 없는 그것을 뉘우치지 못하고 허공을 휘저으며 허물없는 영혼들을 어찌 혼돈으로 이끌려 하느냐.

누구나 결국 몸이 죽음으로써 반드시 깨닫게 될 것을 누구 맘대로 재촉하느냐.


거대한 열림으로 태초와 하나 된 경험 해본 이 별로 없구나.

거듭 갓난아이가 되어본 사람 없구나.

네가 너이게 된 모든 관념, 언어, 지식, 정보를 깨뜨리고 진실로 진실과 하나 되어 본 사람 없구나.

따라서 너희들의 외침은 아무리 점잖고 그럴싸하게 늘어놓을지언정 무뢰배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도다.

한꺼풀 기품으로 감싼 폭력이지 사랑은 아니로다.


그리 믿어도 괜찮은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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