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밥을 안치고 샤워를 하다 훅
김에 둘러싸이다
꽉막힌 김은 거울 너머를 탐바라고
밖에는 똑같은 김을 품은 전기밥솥
덕분에 샤워하면서 밥도 지을 수 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난다
한꺼번에 할 수 있다고서 편리한 삶도
선택할 수 있다고서 자유로운 삶도 아님을
흐릿한 거울이 흐릿해질수록 말했다
이제 그만 도마질 소리를 들려주렴
새벽을 깨우던 어머니의 고단함을 돌려주렴
가지고 싶다
보일러 보다 낯선
김의 심장을 겨우내 끌어안고 싶다
뜸 들이기 시작하면 한숨처럼 새어 나오는 김
참았던 뜨거운 눈물을
매일 하얀 플라스틱 주걱은 잘도 헤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