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포트 위로 얼굴을 갖다 대면 아침에 따뜻하고, 뜨겁게 부푼 티백을 쭉 짜서 뜨거운 호빵 만지듯 호들갑 떨다가 눈두덩이에 부비면 저녁에 따뜻하다. 그리고 간질간질 끓는 조림 위로 두 손을 올리면 점심 내내 따뜻하다. 오늘은 괜히 도시가스를 (글 대신) 조금 길게 써 본다. 조림의 성패는 타이밍. 언제 멈추느냐에 달렸다. 간장이라는 어둠이 모자람과 부끄러움 따위의 자격지심을 가리우는 수단이 되기까지 마냥 두고보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통해 각각이 고루 당당해지고 빛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각각도 어둠으로 뛰어드는 차례가 달라야 할 수 있고 뛰어들기 전 남들이 꺼리는 일들에 홀로 매진해야 될 수도 있고 생강처럼 아릿한 각오를 잘게 다지며 지겹도록 준비운동마늘 고집해야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각고가 무색하도록—
누구는 홀딱 벗겨지는 것으로
누구는 반토막 나는 것으로
누구는 가슴을 짓눌려서
누구는 멀뚱히 통째로
삶을 알아가네
돼지조림:
파양파고기볶다가 물
(달걀삶기)
간장 다시마 맛술 가쓰오된장 설탕 생강
마늘 무(감자) 당근 새송이 풋고추 청양고추 --- 막판에 청경채 두부 남은게있나
물리면 홀토 넣고 스튜로
—어느 밤 휴대폰 메모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