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B: 인류 지식의 DNA

12편 N2B는 평가의 DNA

by Brian Yoo

평가는 언제나 민감하다. 누군가의 노력이 점수로 매겨지고, 성과로 환원되며, 서열로 나열된다. 그래서 평가에는 늘 불만과 갈등이 뒤따른다. 하지만 평가를 조금 더 구조적으로 바라보면,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 평가가 바로 서지 못하는 이유는 N2B의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좋은 평가는 이렇게 흘러간다. 먼저 기존 성과나 기준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다(Not). 이어서 다른 가능성이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But). 마지막으로 그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Because). 이 흐름 속에서 평가는 단순한 채점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평가는 Not만 남는다. “이건 부족하다. 이건 미흡하다. 이건 기준에 못 미친다.”라는 말만 반복된다. 전환과 이유가 빠진 평가, 즉 But과 Because가 사라진 평가는 연구자를 낙담시키고 제도를 경직시킨다. 부정만 있는 평가는 벽을 세울 뿐, 길을 열지 못한다.

역사를 보면, 평가 제도가 제대로 기능한 시기는 늘 구조가 살아 있을 때였다. 과학 아카데미나 학술 공동체는 기존의 오류를 지적하면서도(Not) 새로운 연구 방법과 방향을 안내했다(But). 그리고 그것이 학문의 진보를 가져온 이유를 설명했다(Because). 반대로 권위만 앞세운 제도는 부정에 머물러 연구를 억눌렀다.

오늘날 연구자들이 느끼는 답답함도 같다. 성과주의 평가에서 연구자는 점수와 숫자로만 규정된다. 거기에는 부정만 있고, 새로운 길과 그 이유가 빠져 있다. 그래서 평가가 연구를 돕기보다 가로막는 구조가 된다. 평가가 다시 살아나려면, 부정만이 아니라 전환과 이유를 되살려야 한다.

N2B는 평가의 DNA다. 평가가 단순히 줄 세우는 기능에 머물지 않고, 진정으로 연구를 발전시키려면 이 구조가 필요하다. 부정은 필요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전환이 있어야 길이 보이고, 이유가 있어야 신뢰가 생긴다. 결국 좋은 평가는 점수가 아니라 구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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