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체험

열 살,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 프로그램 체험을 하다.

by 다정한

여기는 쿠알라룸푸르다. 이제 막 열 살이 된 아이를 국제 학교에 보내고 있다. 겨울방학을 이용한 3주 프로그램이다. 보통 4주이나 설날 연휴가 있어 단축되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Asia pacific shool이다. 술탄 압둘 아지즈 공항 근처에 있다.

https://maps.app.goo.gl/wBu4qAHE8UwvWG1aA


"엄마는 나 학교 가면 뭐 해?"

"어... 엄마? 일하지!"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아들아, 너는 학교를 다니거라. 엄마를 글을 쓰겠다.


아이를 낳고 물과 공기의 중요함을 깨달았다. 더 더 깨끗한 곳을 찾아 떠나고 싶었다. 최소 1년은 캐나다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실제로 떠날 거라고 계산기를 두드렸더니 1년에 1억의 리스크가 나왔다.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우리 집 가장이 한 달 살기를 권했다. 그래서 이렇게 가장 만만한 말레이시아 수도로 왔다.


영어 공부가 목적이라면 필리핀도 나쁘지 않다. 열심히 검색한 결과, 필리핀은 아이만 보내도 되는 시스템이 있었다. 게가 다 1:1 프로그램으로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업이 이뤄진다. 그러니 초등학교 고학년 때 보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번에 아이가 만족해하면 내년에는 필리핀으로 가보리라.


쿠알라룸푸르에도 어학원이 많다. 그러나 어학원은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도시락을 싸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제 학교에서는 따뜻한 급식이 제공된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학, 미술, 음악, 수영 수업까지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 학교를 선택했고, 업체를 통해 계약을 했다. 그리하여 한 달 살기가 시작된 것이다.


첫날, 아이와 함께 학교로 갔다. 교장선생님의 인사말과 함께 여러 선생님 소개가 이어졌다. 영국식 학제로 모두 3학기로 진행이 되며 1월부터 2학기가 시작되었단다. 학교 구성원들의 밝은 미소에 마음이 놓인다. 아이는 버디와 손을 잡고 교실로 갔다. 버디는 1~2주 동안 아이의 학교생활을 돕는 현지 학생이다. 모범생으로 배정이 된다고 했다.


"어땠어?"

하교한 아이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물었다.

"버디는 9살이라고 했어.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렸는데 나 보고 다 잘 그렸대. 컴퓨터 시간엔 코딩을 했는데 학교 방과 후에서 배운 내용이라 어렵지 않았어."

"영어 사용에는 어려움이 없었니?"

"영어를 안 쓰더라."


영어를 안 쓴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버디가 말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선생님은 영어로 설명을 하셨을 텐데.... 그림 그리기이고 컴퓨터 수업이라 큰 설명이 필요 없었나 보다. 아니면... 설마 영어가 한국어로 들리는 거니? 아이의 말에 무한 상상을 해본다.


그 상상은 다음 날 와장창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엄마, 재팬이 뭐야?"

"재팬? 일본."

"버디가 재팬을 다녀왔대."

음... 대화는 하는데,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가 떠나니 게구나.


수업을 마치면 수영을 즐긴다. 숙소에는 수영장이 있다. 뷰도 얼마나 좋은지. 루프탑 수영장의 매력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적도 부근이라 날씨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살이 타는 듯한 더위가 아닐지? 1월이라 그럴까? 수영장 물이 차갑기까지 하다.


마냥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열대과일, 망고 때문인지 얼굴이 빨갛게 부었다. 어제 약국에서 약을 사 먹였으나 호전이 없다. 얼굴이 못생겨 보인다고 속상해하는 아이를 보며 해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한국이었으면 당장 피부과로 뛰어갔을 텐데.


숙소 안에 따로 세탁기가 없어서 20링깃(약 7천 원)을 들여 공용 세탁기를 이용해야 한다. 밥을 하려면 숙소에 50링깃(약 1만 7천 원)을 주고 도구를 빌려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야 한다. 물론 밥 하지 않아도 조금 나가면 저렴한 가격에 먹을 것이 매우 많다. 그럼에도 사 먹는 음식이라 걱정이 되는 엄마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ESTJ 극성 엄마는 아이의 국제 학교 체험이 매우 만족스럽다. 그런데 아이는 행복할까? 방학인데 쉬지 않고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는 괜찮을까? 육아는 늘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 선택이 누구를 위함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달려온 지난 시간들을 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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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