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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의 꿈

불안에서 영감으로

by 조아

오늘 신기한 꿈을 꾸었다.

내가 아끼던 신발을 다른 사람이 신고 어디론가 가버리는 꿈이었다.



러너에게 신발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그 속엔 나의 기록, 땀, 성취, 그리고 정체성이 담겨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내 신발을 신고 간다는 건, 마치 내가 쌓아온 노력과 자리를 빼앗기는 듯한 불안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그것은 내가 걸어온 발자취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자 주변 사람들이 러닝화를 사고, 조금씩 달리기와 가까워지는 모습처럼 말이다.



결국 이 꿈은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경쟁에서의 긴장과 두려움, 다른 하나는 나로 인해 누군가가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긍정적인 영향력.


나는 두 번째 해석을 붙잡고 싶다.

내 신발을 누군가가 신는다는 건, 내가 걷고 달린 길이 다른 사람의 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러너가 탄생하고, 그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나간다면, 러닝은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이어가는 긴 여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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