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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ug 02. 2023

2023년 7월 결산

더 높은 목표를 향하는 출발점

7월이 시작되기 전부터 30일 정도 비 올 것이라는 루머가 퍼졌던 올해 7월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군 복무 중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눈 다음으로 비를 싫어하는 나에게는 비 오는 날이면 왠지 모르게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지 않아서 저기압 상태로 있으니 가족들이 내 눈치를 보며 말 걸기를 주저할 정도이다. 집에서 딱히 필요한 말 이외에는 내가 먼저 하는 경우가 잘 없기 때문에 더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나의 성향을 아는 아내 덕분에 주말마다 하는 외출에서 자유시간을 받아서 다른 때보다 책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매일 1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도전의 한 과정이었던 7월은 다행스럽게 목표를 초과 달성하였다. 총 33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해서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매일 1권의 책 읽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요즘 아이가 새벽 6시에 기상하면서 내가 해오고 있던 루틴에 영향을 받고 있어서 고민이 많다. 일어나자 마차 나를 찾아오는 아이를 밀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새벽을 온전히 누리는 책 읽기와 글쓰기 루틴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평상시보다 1시간 더 일찍 일어나는 방향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한 최고의 비결은 일찍 자는 것뿐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늦어도 저녁 8시에 잠들어야지만 7시간의 수면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저녁 8시에 잠들기 위해서는 6시에 칼퇴근해서 집에 오고 아이랑 잠시 놀아준 후, 잠깐 책을 읽은 후 잠들 수 있는 시간이며, 매일 아이랑 놀아줄 수는 없기에 30분이라도 온전히 아이에 집중하기 위해서 아이랑 같이 있을 때는 핸드폰도 소지하지 않는다. 대신 주말에 같이 신나게 놀자고 유혹의 말을 건네지만 아이는 그 말이 지켜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나를 온전히 신뢰한다.


 새벽 기상 루틴을 보고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을 보고는 더욱 나의 행동거지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처럼 아이에게 나의 루틴과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는 않고 오직 행동으로만 보여주려고 한다. 오늘은 어릴 적 나의 꿈을 물어보는 아이에게 군인, 과학자, 의사 등 알려주면서 요즘 나의 꿈인 작가로 함께 나누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어떤 직업도 꿈도 강요하는 것보다 나는 그냥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전에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아이의 나이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보았을 때 선 듯 대답하지 못했던 말, 지금처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할 것이라는 대답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전해주고 싶다. 


 올해 나의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는 7월의 결산을 통해 3년 1,000권이라는 더 큰 목표를 꿈꾼다. 내 꿈이 나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닌 내 주변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더욱 언행에 조심할 수밖에 없다. 말이 씨앗이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무의미하게 했던 행동조차도 의미 있는 행동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된다. 이제 장마는 지나갔고 불쾌지수를 높였던 장마보다 더 힘들 수 있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첫날, 책 읽기와 글쓰기만 하는 호캉스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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