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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14. 2023

나는 왜 사랑할수록 불안해질까

내면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10여 년의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마주친 사람들이 퇴사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업무의 고충보다는 조직 내 인간관계의 고충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의 중압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런 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학적 기법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모두 효과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는 심리학의 존재 이유와도 같다. 이론적인 지식으로 해결된 문제였다면 진작 사라졌을 것이다. 관계의 스트레스는 머리가 아닌 가슴을 병들게 한다.


 한 목사님께서 천국과 지옥의 거리를 이야기하신 적이 있는데 머리와 가슴 정도의 거리라고 한다.  머리로 알면 복잡한 지옥을 느낄 것이고, 가슴으로 알면 따뜻한 가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관계에 관련된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심장뇌(heart-brain)는 혈액을 몸 곳곳으로 보내주는 본연의 역할에 추가적으로 너무 놀라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거나, 차오르는 분노로 인해 활화산처럼 빨갛게 변한 혈액의 공급량 속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감지하는 두 번째 뇌인 것이다.


 새로운 대상과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금 알고 있는 대상과 불편해지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나지 않을까 불안에 떠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안형 애착 관계에 있다. 심지어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먼저 미안하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가 떠날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인간’이라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사람 사이의 사람’이기에 사람을 표현하는 말 중 가장 사람의 존재 목적을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절대 혼자 살 수 없고 다른 존재 사이에서 서로 관계를 맺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기 위해 예의와 사회 규범을 배우는 것이고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방법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상대만을 위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나를 보는 시야는 좁아지게 된다.


 내 안에, 그리고 내 주위에 있는 에너지들은 나의 감정과 기분, 신체 컨디션에 영향을 주기에 내가 에너지로 채워져 있고, 이 에너지가 흐르고 순환되어야만 한다. 마치 고인 물은 썩는 것처럼 내 안의 에너지는 절대 고여있으면 안 되고 흐르고 채워져야 한다.


 혹여 에너지가 고여 있거나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 감정적, 이성적인 부족을 느끼게 되어 신경이 날카로워지기도 하고,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본능적인 판단을 하기 쉬워진다. 그래서 항상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에너지를 채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채워지는 에너지는 조심해야 한다. 지금은 곁에 있기에 나를 채워주지만 혹시 나를 떠난다면 나를 채워주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목을 매는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너지를 채우는 주체는 바로 내가 되어야만 한다.


 내 안의 내면아이(Little Me)는 항상 나에게 조심하라고 속삭이며 과감한 결단보다는 고민하고 주저하게 만들어 나를 불안에 떨게 한다. 하지만 이런 내면아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에 집중해야만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자신을 이해하고 연애를 포함한 정서적 삶을 치유하는 작업의 상당 부분이 심장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는 법을 익히는 데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 방법은 우리가 머리로 ‘아는’ 지식과 심장으로 ‘느끼는’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본능적 자아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자기 신체를 온전히 인식하는 ‘내수용감각’ 훈련을 하면서 나에 대해 더욱 잘 알려고 하고 내가 하는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훈련은 ‘감각 느낌’을 더욱 잘 활용하게 하여 감정적으로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감정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좋고 나쁨은 없다. 좋은 감정도 나의 것, 나쁜 감정도 나의 것으로 나쁜 감정마저도 포용할 수 있는 감정의 깊이가 비난받고 실연의 상황 속에서도 나 자체로의 감정을 스스로 존중하고 보호한다.


 감정의 옳고 그름이 아닌 감정 자체에 집중하여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며 ‘잘못된 감정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감정이 제일 중요하며, 그 감정 자체를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적 동요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을 풍부하고 다양한 감정으로 채우고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면서 자기채움을 한다면 어릴 적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일련의 사건이 무의식 속에 숨겨 놓은 불안했던 경험이 주는 불안형 애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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