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
얼마 전 오랜 고민 끝에 스마트폰을 바꿨다. 아이폰 프로 12를 약 3년 정도 사용하니 배터리 발열이 심하고 배터리도 빠른 속도로 없어져서 외부 활동을 하는데 제한이 많았다. 물론 보조배터리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핫팩보다 더 뜨거운 발열의 문제는 참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발열에 대한 고민보다, 글쓰기를 할 때나 다른 메시지를 보낼 때 자판보다 손가락이 굵어서 오타가 자주 난다는 것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였다. 집에서 글쓰기를 할 때는 블루투스 키보드로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밖에서 글쓰기를 할 때는 키보드를 사용하지 못할 때도 있기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스마트폰은 판매 가격이 이 백만 원에 근접한 고가의 제품이기에 충동적인 필요에 의해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거의 6개월 정도를 고민하다가 평소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이전 모델에 대한 재고 처리 목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는 애플의 정책에 맞추어 14 모델을 구매하려고 했다. 하지만 고대했던 15 모델의 가격이 14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면 15 모델을 사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 쓰는 모델보다 큰 화면, 더 좋은 카메라 성능이었기 때문에 굳이 최신 모델은 15 모델을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할인을 많이 해주는 ‘14 프로 맥스’를 구매하였다. 통신사를 변경하는 번호 이동이라서 새롭게 가입해야 하는 몇 개의 과정이 있었지만 글쓰기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니 감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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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정도 사용을 해보니 이전 모델을 사용할 때보다 확실히 오타가 줄었다. 굻은 손가락 때문에 다른 자판을 눌러 오타가 많았던 터라 화면이 커지니 오타가 줄었고, 오타로 인해 생겼던 스트레스도 많이 없어졌다. 24개월이라는 약정 기간을 지켜야 하지만 다른 방법보다 저렴하게 구매했다는 점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최근 역사 탐방을 갔을 때 잠시 주어진 자유 시간 동안 빠르게 개인적으로 견학을 하고 남은 시간에 정자에 앉아서 글쓰기를 할 때 확실히 스마트폰을 바꾼 것이 잘했다고 느껴졌다. 새 스마트폰으로는 어디서든 편하게 글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지만 글쓰기를 위한 투자였다고 마음먹기로 했다.
지금 나의 글쓰기는 재화를 창출하는 수단은 아니다. 아직 그럴 실력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초보 단계로 끝없는 연습만이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글쓰기의 도구는 정말 중요한 아이템이다. 흔히 말하는 ‘템빨’로 나의 부족한 실력을 감출 수는 없지만 편한 마음으로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나의 글쓰기 도구이다.
내가 여행을 가서도, 출장 중에라도 마음만 먹으면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새 스마트폰 덕분에 진정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흉내 낼 수 있게 되었다. 단종되는 모델이라 내가 원하는 용량의 모델을 아니지만 사용하지도 않는 앱으로 가득 찼던 예전의 폰을 정리하면서 글쓰기를 위한 도구로 거듭나는 스마트폰이 될 수 있게 오랫동안 아끼고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