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Nov 26. 2023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내 감정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

 나조차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많지만, 최소한 나만이라도 내 감정에 솔직하고 싶어서 나를 속이려는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에게도 거짓과 내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자기 합리화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타인의 시선과 평가보다는 나 자신의 평가가 더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자존감의 필요성과 중요성으로 나는 누구의 평가보다는 나 스스로의 평가를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그 누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하더라도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내 기준에 통과되지 못한 그 어떤 것도 다른 사람에게 제시하거나 추천하지는 않는다.


 이런 나만의 기준 덕분에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잘 휘말리지 않는다. 아내로부터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나는 내 감정을 지키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휘말려 공감으로 위장한 맹목적인 동감을 하지 않으려는 것뿐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내 감정만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감정의 문제를 다룰 때는 다른 사람의 감정 또한 동일하게 소중하기에 더더욱 내 감정을 지키며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감정의 소중함을 알았다면 감정이 절대 행동으로 드러나거나 태도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즉 감정이 태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도 욱하는 성질을 고치지 못 한 나에게 정말 귀감이 되는 말이다.


 나는 화가 나면 그 화가 표정에 드러나며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눈치를 볼 수 없게 만든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나는 화가 났을 때 몸 주위로 광기의 오로라가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화가 난 것처럼 보이면 적극적으로 만류하려고 하는데 아직 내 분노의 10%도 보지 못한 아내는 나를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과거 화를 잘 냈던 나는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나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제는 그것을 알기에 웬만하면 화를 안 내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요즘은 화를 내면 마음이 너무 안 좋고, 몸도 쉽게 피로해져서 가급적이면 화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아이에게 화를 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이런 화가 주는 신체적 영향을 알고부터는 아이에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자’는 요구를 종종 한다. 아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떼를 쓰거나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누구도 그 짜증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내가 하는 말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무리하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감정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감정도 나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감정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 주객이 전도된다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내가 감정의 주인이 되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그 누구도 내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오직 나만이 내 감정의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주인이라면 종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내 감정의 주인으로 내 감정을 통제하고 행동에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


 행동에 감정을 입히게 된다면 감미롭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고 장미의 날카로운 가시처럼 매력적인 향기와 아름다움으로 위장하여 주위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장미의 가시에는 곤충이 없는 것처럼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주위에 사람이 모일 수 없다.


 단지 내 주위에 사람이 머물게 하기 위해서 감정을 통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가시의 방향을 밖이 아닌 안으로 향하게 하는 것으로 내면의 근육이 단단해지면 작은 가시쯤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할 수 있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은 그 어떤 감정의 가시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도 사람에게 상처받고 상처 주었기에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의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과정을 해야 한다. 감정을 통제하고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그 어떤 감정의 파도에도 휩쓸리지 않는 고요한 호수와 같은 감정의 그릇을 만들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매일 작은 성공을 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