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대화법

모든 선택은 나에게 있다

by 조아

나는 한국 사람이지만 이국적인 생김새 때문에 공항이나 외국에 가면 영어로 물어보거나 외국인들이 나를 보고 한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나에게 한국어를 다시 배우라는 농담을 자주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한국인이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 이 부분을 인정하는 이유는 숫자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선호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동안 어떻게 소통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한 방송에서 부부가 대화 없이 메모로만 소통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 어떤 사건이 관계와 상황을 이 정도까지 만들었을지 정말 궁금했었다. 본인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일 수도 있겠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는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 수도 있을 것인데, 이는 모든 것은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말에서, 행동에서, 상황에서 나를 분리하면 말과 행동, 그리고 상황에 대한 본질을 분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말과 행동에는 ‘의도’라는 것이 있는데 이 의도는 당사자 외에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없고 단지 그 의도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오해받을 수도 있고 오해할 수도 있기에 오해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조심스럽게 기분 상하지 않게 의도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또한 상대의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경계해야 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비방하는 태도로는 좋은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기 때문에 대화에서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여행을 가면 유창하지 않은 영어 실력에도 현지인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영어가 나의 모국어가 아니고 ESL과 같은 외국어로 받아들여서 어설픈 발음이나 문법에 맞이 않았더라도 그들이 나를 배려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끼리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도 한국어로 하는 대화가 어려운데 국제결혼을 한 부부라면 상대의 모국어 입장에서 더욱 배려하는 대화가 필수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것처럼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그곳의 문화와 방식을 수용하는 것도 필요한 이유는, 예를 들어 남미에 살면서 한국의 방식만 고수하는 것은 더 고립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다르게 생각해 보면 사람은 고쳐 쓸 수 없기에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본성은 자신의 강렬한 의지가 아니면 변할 수 없고 이성이 제어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살아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화내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무섭다고 하는 아내의 말을 들을 때마다 10%도 화를 내지 않았는데 그 이상의 수준을 보면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속으로 상상해 본다. 겁이 많은 아내는 두 번 다시 나를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나름 화를 많이 내본 사람으로 자부하는 것은 화를 낸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모르면 물어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자, 대화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대화가 없다는 것은 소외와 고립을 선사할 것이며, 대화가 없는 대화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부부에게는 달콤한 신혼의 기쁨이 아닌 현실의 지옥처럼 갑갑함과 벗어나고픈 생각만을 줄 것이다.


배우자를 선택한 것도 나요, 배우자와의 대화하는 태도와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나이기에 모든 대화의 결과는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내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지금 당장 내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더라도 나의 선택을 믿고 기다리는 배려를 한다면 언젠가는 내가 기대했던 모습으로 내가 먼저 표현했던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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