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인간은 본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무엇인가를 할 때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 극소수의 사람이 한 번에 성공하고 단 한 번만 하더라도 100% 완벽하게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인간미가 없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제 조금 알 수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단 한 번도 글루틴 인증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인증을 하지 않는 주말에도 매일 글쓰기를 했는데, 올해 1월 3일 퇴고를 위해 저장해 두었던 글을 그대로 두고 인증을 했다고 착각한 적이 있었다. 그다음 날 새벽, 인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내 머릿속은 온통 설원이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느꼈는데, 후회한다고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고 내가 인증하지 않은 사실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지금도 그 순간을 다시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 세상의 후회란 후회는 모두 내가 다 하고 살아왔기에 누구보다 후회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더 큰 착각 속에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후회를 하면서 나를 자책하고 비난하며, 심지어 경멸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 같은 것은 죽어야 해’, ‘이런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는 나는 좀 혼나야 해’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지배당하며 스스로 나를 괴롭히며, 실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만들었다. 후회를 하면서 나는 나에게 실수 공포증(kakorraphiophobia)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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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회 사용법>이라는 글을 쓰고 후회에 대해서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다. 원래 실수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으니 실수를 인정하고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분석해서 다시 시도하려는 행동을 하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다니엘 핑크의 <후회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통해 나의 다짐에 대한 정서적 공감과 지식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후회 사용법은 ’ 100일 챌린지‘처럼 오랜 기간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대부분 하루의 도전을 못 하게 되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 하루의 도전을 못했어도 끝까지 완주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다시는 이런 유형의 챌린지에는 도전하지 않는다.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며 자신을 자책할 것이다.
<미국 후회 프로젝트>의 두 가지 질문을 살펴보면 인간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유 의지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대부분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실수하였을 때 자신에게는 자유의지가 없고, 그 일에 대해 아무런 연관성이 없지만 문제의 원인을 내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후회하며 자신을 자책하고, 다시 시도하려는 의지를 포기한다.
나는 이제 마음껏 후회를 할 것이다. 후회하며 그 안에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 반드시 다시 시도할 것이다. 또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방법을 찾아 시도하고 다시 시도해서 안 되는 원인을 찾을 것이다.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원래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실수하면 다사 시도하면 된다. 이것이 후회에 대한 나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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