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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01. 2024

소 알로이시오 신부 평전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며 실천하신 분

 감정코칭 2급 과정을 배우기 위해 2주에 한 번꼴로 방문하는 알로이시오 힐링센터는 원래 알로이시오 중학교가 있던 자리였다. 지금은 폐교 후 감정코칭과 감정 치유를 하는 기관으로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힘 쏟고 있다. 나도 이곳에서 부부 감정코칭 세미나, Connetion practice 1 과정을 배우면서 점점 익숙하고 정겨운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마리아수녀회 소속 수녀님들이 매일 기도하며 성스러운 기운이 넘치는 이곳에 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예전부터 알로이시오 중, 고등학교 축구를 잘하는 학교라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2016년, 2018년 중학교, 고등학교가 폐교하면서 정확한 사정도 모른 채 아쉽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감정코칭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방문하면서 내가 몰랐던 사정을 듣고는 더 큰 뜻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아파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평안을 선물하기 위해 설립된 이곳이 항상 온전함으로 빛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부산 서구 송도에 있는 이곳은 참 특별한 분들과 인연이 있는 곳이다. 복음 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 주신 장기려 박사님과 내가 존경하는 이태석 신부님도 이곳과 가까운 남부민동에서 태어나 자라신 분이다. 물론 알로이시오 신부님과 세대는 다르지만 이분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송도는 이분들의 영향이 그대로 전달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부모 없는 아이들이 사랑받고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 성장하여 온전함을 발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교육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알로이시오 신부님은 아이들 교육 사업에 힘쓰셨고, 아프지만 가난하여 치료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고치는 의료 사업에 모든 것을 바치셨다. 소년의 집, 은평의 마을을 세우는데 온갖 난관과 고초가 있었지만 그 무엇도 신부님의 뜻을 꺾을 수 없었고 결국 길을 만드셨다.


 한국에서만 구호사업을 하신 것이 아니라 필리핀, 멕시코에서도 소년의 집을 세우고 버림받고 상처받은 아이들이 사랑으로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드셨다. “온전함으로 빛을 발하라”라는 구호처럼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고, 사랑으로 상처를 어루만지고, 사랑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참혹한 현실을 살맛 나는 곳으로 바꾸셨다. 물론 혼자의 힘이 아니라 마리아수녀회의 수녀님들과 도티라는 든든한 후원자의 힘, 물질과 노력, 기도로 함께하는 지지자와 함께 만든 결과였다.


 자신은 헐벗고 못 먹을지언정 아이들에게는 좋은 옷을 입히고 배부르게 먹였던 알로이시오 신부님은 결국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시한부 삶을 살 수밖에 없었지만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셨다. 마지막 힘과 땀을 자신이 아닌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어주시며 그들을 흥하게 하고 자신은  점점 쇠약해지셨다. 병들고 약한 사람들을 고치며, 버림받은 아이들이 자신의 몫을 다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그들을 후원했다.


 알로이시오 힐링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 알로이시오 신부님의 행적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분의 뒤꿈치만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나도 알로이시오 신부님처럼 베풀며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가족만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아닌, 헐벗고 병들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가슴이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될 것이다.



소 알로이시오 신부 평전 / 안동권 / 책으로여는세상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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