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동원

하루 한 끼의 기적, 이태근

by 조아

예전 교육담당으로 업무를 했을 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자주 했던 이야기가 ‘사랑스러운 영식 씨’였다. 영식 씨는 누군가의 이름이 아니라 집에서 한 끼(0식)도 안 먹는 남자를 지칭하는 말로, 밥 차리는 번거로움이 없는 사람이다. 하루 세끼를 달라 하고 간식과 야식까지 달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큰일이 날 남자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배달 서비스가 너무 좋아져서 그 어떤 음식도 원하면 배달시킬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영식 씨’는 사라졌을 것이다. 굳이 아내의 힘을 빌려 밥을 차리지 않아도,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 있는 환경이라 돈이 없어서 못 먹지 밥을 차려주지 않아 먹지 못하는 시절은 끝났다.


사실 우리나라도 ‘삼시 세끼’라는 말이 정착한 지는 불과 50여 년이 안 되었을 것이다. 625 전쟁이 끝난 50대는 물론이고 60년 대까지만 해도 먹고사는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이때는 북한과 필리핀보다 못하는 국제적으로 최빈국의 수준이었고 원조가 아니면 정말 어려운 시대였다.



70년 대 산업화에 따라 점점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계층은 전보다 확실히 줄었다.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위상처럼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풍요롭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각종 암 등 현대인에게 고통을 주는 대부분의 질병은 못 먹어서 영양부족을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잘 먹어서, 너무 과하게 불필요한 것까지 섭취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특히 당뇨는 부자병으로 불릴 정도로 육류 위주의 식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며, 먹는 것만 개선해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편한 것, 빠른 것을 추구하는 습성이 있기에 약을 복용하거나 간단한 외과적 수술로 원인이 아닌 증상을 개선하려고 하지만 결코 개선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될 뿐이다. 결국 먹는 것을 바꾸지 않는다면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나는 현미 식물식, 과일 단식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다이어트 방법이 거의 없다.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방탄 커피, 저탄고지의 식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일어났고, 어떤 방법은 시작하기 전보다 더 살이 찌기도 했다.


하지만 7월 3일부터 시작한 이태근 선생님의 과일 단식을 완벽하게 실천하면서 한 달 동안 무려 20kg이 감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고, 지금도 조금씩 체중을 감량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하게 살이 빠지면 나타나는 살이 처지는 현상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피부 탄력이 좋아지고 얼굴이 작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태근 선생님이 아닌 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일식보다는 과일 단식을 하며 일일 삼식을 하는 것이 나에게 더 맞는 방법이기에 ‘과일 단식’을 평생의 식습관으로 삼고 건강하게 살아 있는 생명의 음식을 먹으며 나의 몸을 더욱 사랑하고 아낄 것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말이 이제 조금씩 이해된다. 그리고 “약식동원”이란 말도 과일 단식을 하며 점점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내 몸을 보면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과 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할 때 몸에서 건강하다는 신호가 감지된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한 문턱을 넘었을 뿐,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도 멀다. 과일 단식을 하며 건강하게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나의 욕망에 달리기를 하며 작가의 체력을 길러 오랫동안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해져 매일의 글쓰기, 매일의 달리기를 하게 한다. 나는 욕망의 화신이 아닌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행동을 통해 매일 한 뼘 더 성장하는 존재이고 싶다.



하루 한 끼의 기적 / 이태근 / 정신세계사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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