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생존의 길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천명선

by 조아

요즘 달리기를 하다 보면 반려동물인 개와 함께 산책하는 분을 자주 볼 수 있다. '산책'이란 말에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개와 함께 반강제적으로 운동하는 모습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개를 사랑하지 않으면 산책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산책을 하는 개의 표정을 보면 대부분 미소를 지으며, 기분이 좋은 상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갑갑한 집안에서 얼마나 답답했으면, 산책을 하면서 기분이 좋다는 것을 온 동네에 광고하며 다니는 것 같다. 대형견 중 하나인 골든 리트리버가 커피를 사러 간 엄마를 얌전히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인간의 오랜 친구인 개가 산책을 좋아하는 것은 개의 본성으로 보면 당연한 일이다. 늑대의 후손으로, 인간이 좋아 먼저 인간의 곁으로 찾아왔다고도 말하는 개는 고양이와 함께 인간과 오랜 시간 살아왔으며 역사 문헌에도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 전래동화 속에 등장하는 오수의 개도 우리의 토종개라는 것이 밝혀져 복원 사업을 할 정도이다.



우리 조상들은 개를 개 견(犬)과 개 (狗)로 구별해서, 구육(狗肉, 개고기)처럼 기르는 개와 먹는 개를 구별했다는 주장도 있다. 개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문화적 관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미개인의 풍습으로 지탄받고 있어서 개고기를 먹거나 파는 곳이 점점 줄어들어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족 같은 개를 어떻게 먹냐며 항변할 수 있지만, 캥거루 고기를 먹는 어보리진과 말고기를 먹는 몽골인도 그들의 식습관이다. 그들의 문화를 부정하기보다는 과거와 달리 먹을 것이 풍족해진 지금, 굳이 개고기, 캥거루 고기, 말고기를 먹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야생의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양과 염소 등과 같은 식량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고, 그들의 가죽도 얻게 되면서 생활이 점점 풍요로워졌다. 만약 동물의 도움과 희생이 없었다면 과연 인간이 안정적인 정주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도 자신의 집이 있듯이 동물에게도 자신의 서식지가 있다. 순록처럼 먹이를 찾아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동물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이 한 장소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새끼를 낳아 기르며 대를 이어간다. 그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한 서식지는 야생동물에서 있어서 이보다 중요한 것도 없다.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 제인 구달 박사님의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를 통해 침팬지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들의 서식지를 지켜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발과 포획으로 그들의 서식지를 파괴한다면 아무리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종이라 할지라도 생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새나 원숭이처럼 경계심이 강해 예민한 동물일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서식지로 삼고 있는 동물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 우림도 개발에 의한 파괴로 점점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이 사라지게 만드는 개발이 과연 인간을 위한 길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동물이 살지 못하는 지구는 절대 인간도 살 수 없을 것이며, 동물이 사라지면 인간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뿐이다. 인간과 동물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허세를 버리고 고유한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동물을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동물은 열등하고 인간은 위대하다"라는 어리석은 가르침에 더 이상 속지 말고, 동등한 생명체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고 보호해야 한다.


동물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길임을 잊지 말고, 그들의 서식지를 지키며 탐욕에 눈이 멀어 서식지에서 잘 살고 있는 야생동물을 포획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잃어 가고 있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변하는 기후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기후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인간과 동물, 지구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천명선 / 21세기북스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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