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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May 12. 2016

인생에 나도 끼워줄래요?

그는, 그렇게 내 삶에 들어왔고 그와 함께 다른 것들까지 만났다.

인생에 나도 끼워줄래요?


그는 부탁했다.

내 인생에 끼어들어도 되겠냐고.


그 어떤 고백보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단지 한 사람이 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오는 것임을 느꼈기에.


그리고 내 인생도 이 사람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를 일으키겠구나, 직감했기에.


그는 그렇게

내 인생에 끼어들었고

그가 살아온 삶이 내게 다가옴으로써,

나는 물론 내 주변에 있는 삶까지 영향을 미쳤다.





신선했고

놀라울만큼 낯설기도 했으며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순간들이

내 인생에, 다가왔었다.


그렇게

내 삶에 들어와

잠시 또는 오랫동안 머물렀던 그가 떠나고

나는 알았다.


한 인생이 빠져나갔고

그것은 누구의 - 새로운 그 누구일지라도 - 인생으로도

대체되지 않는 자리임을.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는 것을 너머

그저 그 것들을 대신할수 있는 것은 없고

내 삶 곳곳에는 무언가 떠난 흔적들이 메꿔지지 않은 상태로 있을 뿐임을.


그리고 깨달았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 함께 하기로 한 약속

단지 우리 둘을 너머 얼마나 많은 생들을 만나는 것인지를.


그래서 어렵고 뒷걸음질을 치기도 하지만

부디,

나를 떠나간 삶들이 누군가들을 만나 조금 더 즐겁기를,

작은 놀라움속에 기쁨을  발견하기를,

새로운 길을 만나 넓고 힘차게 나아가기를 바라며,





다음에 내게 다가올 인생에게

나의 인생이

부디,


반갑고 고마운,

그래서 걸을수록 걷고 싶고

때로는 아주 오래 머무르고 싶은

길이 되기를,


바라는

그런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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