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수연
요즘은 잠자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밤에 잠드는 것이 너무 싫어서요. 그다지 피곤하지도 않은 것 같고요. 사소한 꿈을 자주 꿨어서 꿈에도 별로 의미를 두지 않았었는데요,
최근에 꾼 꿈들은 조금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꿈들은, 이 숙제 주제처럼 제가 원하던 것들을 이룬 꿈들입니다. 계속 실패하던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고,
계획들이 수월하게 착착 진행됐고, 연인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원래 좋은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면
확 기분이 안 좋아진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거랑은 좀 달랐습니다.
꿈에 깨어서도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며칠 동안 그랬습니다. '진짜 꿈이었나?', '이렇게 생생한데,
실젠데 내가 까먹은 거 아닌가?'. 실망하고 기분이 상하기보단, 이렇게 믿기지가 않았답니다.
불안하게는 제가 간절히 바라던 그것들이 꿈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하고,
아님 희망적으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한 만큼, 노력을 계속하면 금방 제 바람에
닿을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꿈에 의미 부여하는 것이 무슨 소용 일까도 싶지만, 그냥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는 게 나을 듯합니다. 요새 저는 하루 종일 저의 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 일 하는 곳이 비록 알바이지만 너무 불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고요, 벗어나고 싶은데,
이전과는 좀 달라지고 싶었습니다. 제 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 보장되고,
보람이 있는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너무 간절했는지 잠도 잘 못 이루고, 이렇게 꿈도 꾸게 된 것 같습니다. 조금씩 실패하고 무기력해질수록, 고민하느라 피곤해질수록 꿈과는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꿈에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은 저의 밝은 모습일까요? 저의 삼촌은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눈 앞의 일들을 차근차근 잘해 나가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닿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지금 이렇게 어두워서야 꿈에 가까워졌다고 밝게 웃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알지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 급한 것도 같고요. 꿈에서 깨도 현실이 그와 다름없을 날이
천천히, 반드시 왔으면 좋겠습니다.
by 수연
instagram @yoridogjorip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