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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an 08. 2019

지금의 약속



  할 일을 하나로 정하기가 어렵다. 책을 읽다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인터넷을 보다 인스타를 보기도 하고, 다시 그림을 그리다, 책을 읽다가, 유튜브를 보다가, 팟캐스트를 듣고, 글을 쓰다가, 책을 읽다가, 그림을 그리며 하루가 지난다. 그런데 질리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그렇게 좋지도 않으면서 또 하루를 보낸다. 지난 시절 아무리 책을 읽고 싶고, 그림이 그리고 싶어도 일 하나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나에겐 제법 돈이 있었다. 지금은 돈이 없다.

  지난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썼다가, 지웠다가, 다시 썼다가, 결국에 지웠다. 나에게 어울리던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하던 시절보다 어울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보자. 나보다 갑절은 나를 부러워하며 사는 사람도 있을 테니 내일도 오늘처럼 약간만 더 여유를 가져보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만들고, 티셔츠도 만들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티셔츠를 입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내가 더 해보자는 것이, 지금의 약속이다.








illru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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