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에 의심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남도 나를 사랑한다 어쩌고 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만족스러운 그림을 타인이 낮게 평가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면 내가 좋아하던 마음은 뒷걸음질 쳐 내 뒤에 숨고 만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내 마음은 이제 내 그림은 어딘가 초라하고 잘못된 것 같아 숨기고 싶은 것으로 바뀌기까지 할 때도 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어도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상태의 나를 마주할 때가 종종 있었다.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큰, 어디서 무엇을 해도 안정적인 그런 사람 말이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게 되려면 다시 태어나야만 할 것 같았다.
퍼블리셔스 테이블과 언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독립출판 박람회? 자신이 만든 출판물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자리이다.
이런 자리가 싫었다. 즉각적인 평가를 바론 내 눈앞에서 받는 자리, 그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런 자리에서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 인정 같은 사랑받는 경험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피했다. 그 반대의 경험들은 나를 작게 만들었고, 내가 위축되는 경험이 쌓이는 게 무엇에 좋은지 알기는 쉽지 않았다.'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일을 나는 왜 하는가' 같은 그림 그리는 내 정체에 대한 질문들을 만들어낼 뿐이었다. 그런 경험 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자기 긍정만을 하기에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누군가와 소통을 통해서 빛이 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작업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고, 발표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신도 창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하는지 이유를 말하기 어렵지만, 하지 않으면 안될거 같은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면 계속하세요.
제가 응원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