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어른이 되었다

1부: 작가살이 - 하루살이의 어떤 하루

by 칠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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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나는 아주 어릴 적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난다. 어린이집에서 갔던 나들이 장소에서 물에 빠졌던 기억, 쌍둥이 여동생과 똑같은 옷을 입고 뉴스에 나왔던 기억처럼 자잘하고도 사소한 조각 같은 기억들이 단편처럼 기억의 한구석에 쌓여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나기도 한다.


그 당시에 내가 했던 생각들도 다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나라는 아이는 어른이 된 지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어린아이들은 하지 않을 생각을 제법 많이 했던 것 같다. 외적으로는 아니었지만, 내적으로는 좀 특이할 정도로 어른스러웠던 것도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어느 날, 엄마가 나를 치과를 데려가면서 울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사준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영화 ‘타이타닉’ OST 테이프를 사달라고 했다. 엄마는 약속을 지켰고 나는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을 음악으로 재 감상할 수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영화의 OST를 즐겨 듣곤 한다. 그때 나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난다. 나의 작은 희생(?)으로 다른 가족들도 타이타닉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테이프를 집에 두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이제는 누군가가 치과를 다녀온 나에게 원하는 걸 사준다고 하진 않겠지만.


엄마는 대학을 가면서 자취를 시작했을 때보다 직장을 다니면서 혼자 사는 나를 많이 걱정하셨다. 살다가 너무 힘이 들면 그때는 언제든 엄마 품으로 돌아오라는 그 말에, 나는 더욱 돌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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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돌아가면 내가 힘들다는 거니까.
내가 힘들면 엄마도 힘들 거니까.
나의 선택으로 모두가 힘들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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