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말고 퇴사

1부 : 작가살이 - 하루살이의 어떤 하루

by 칠일공




9시 출근 6시 퇴근. 나의 하루는 6시 30분쯤 일어나 7시 30분쯤 집에서 출발한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는 1시간 15분. 9시가 되기 조금 전 회사에 도착해서 일할 준비를 하면 9시가 된다. 오후 6시, 모두가 퇴근한 뒤 혼자 남아서 야근을 한다. 야근이 끝나고 지하철역에 가면 사람이 거의 없다.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점 하나는 좋았다. 집에 도착하면 밤 11시쯤, 대학원 과제를 시작한다. 여름이면 새벽 3시쯤부터 하늘의 색이 조금씩 파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새소리가 들리고 사방이 조금씩 밝아질 무렵 잠자리에 든다. 방금 눈을 감은 것 같은데 알람이 울린다. 이 생활은 무한 반복되었다. 무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입사 후 나는 대학원에 진학했고, 직장과 학업을 병행했다.

그리고곧 마지막 학기만 남아있었다. 아마도 대학원의 졸업 논문을 준비할 시기쯤이었던 것 같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것은.


늘 마지막에 퇴근하던 내가 마지막 근무 날에는 남아있던 직원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었다.


“퇴근해 보겠습니다” 대신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퇴근이 아닌 퇴사를 한다. 늘 가던 길 그대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내일은 이 길을 따라 걸어갈 일이 없다는 것.




그토록 두려웠지만
그토록 기대했던,
마지막 퇴근을 했다.

‘퇴근’ 말고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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