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리 연작시
한 여자가 파상풍 걸린 스테인리스 가위로 머리칼을 자른다
“나는 네게 자라날 권리를 준 적이 없다!”
(딱하군. 가위로 자르는 것은 어찌 보면 제 공허함을 도려내는 것일지도.)
그녀가 자른 부위는 우측 실비안열. 다친다면 귀머거리가 되겠지.
(이보시오, 자르려면 좌측을 자르시오. 안구진탕검사를 진행해보겠소.
아니지, 어디를 자르는 지 본인조차도 모르고 있음이 분명해. 공허함에 눈이 멀었군 그려.)
잘려나간 머리카락은 잡음이 되어 평생토록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되겠지.
그녀가 폭력으로부터 해방되길 바라오. 굿 럭.
(하지만 대부분의 경계선 성격장애의 75%는 가정폭력 및 성적 학대를 당한다는 보고가 있더군요.)
가위 자국을 없애려면 무엇을 기워 붙여야겠소?
난 답이 없다 보오.
(그럴 땐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오.
하지만 그대는 이미 귀머거리가 된 것 같구려. 굿 럭.)
새 시작도 좋은 방법일 것이오.
그대가 원한다면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해보시오.
다만 나에게 너무 가까이 오진 마시오.
그대의 잘려버린 머리칼이 내 시야를 찌르니, 거기까지만 다가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