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울어야 할 시간조차 없어야 하나요?

우울증과 조울증

by 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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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당신은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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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문제의 대부분이 "불안과 우울"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통제하고 조절하기를 바란다.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를 설계하고, 마치 열차가 철도 위를 달리듯 순탄하게 인생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허나 만약 그게 가능했다면, 세상에 정신과 의사들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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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Anxiety)은 찾아오지 않은 먼 미래에 대한 통제를 상실함에 대한 우려이다.

공포(Panic)는 지금 당장 나의 통제력을 상실해버릴 것만 같은 몰입감이다.

우울(Depression)은 통제력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기분이다.


이 세 가지의 차이점을 유의하도록 하라.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나는 인생을 통제하려 드는 사람인가? 아님 슬픔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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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ll Shock(전쟁 신경증)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는가?

간단히 말하면 전쟁을 겪는 병사들이 매일 긴장하고 두려움 상태를 가지면서 생기는 만성적인 경계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전쟁이 만들어낸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금에도, 현대인들은 만성적으로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자신의 삶이 처참히 무너졌다고 우울해 하기도 한다.


많은 연예인 들 중에서 공황장애를 겪는 연예인들만 해도 다섯 손가락을 꼽으면서 셀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그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것이 연예인 걱정이라고들 하지만) 아마 인생 하루하루가 전쟁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세상이 좋아진다고는 하지만, 삶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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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중에 우울증을 앓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말하길 우울함에도 종류가 있고 그 색깔이 천차만별이라 했었다.

누구는 숨이 막히도록 꺽꺽 울어대며

누구는 참다참다 눈물이 새어나오기도 하며

누구는 웃음으로 울음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한다.

다들 내가 망가지는 것에 대해 표현이 참 다양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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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는 우울증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면, Blatt가 분석한 우울증이 생각난다.


Blatt은 우울증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내사형(Introjective) : "나는 정말 끔찍한 사람이야, 나는 진짜 나쁜사람이고 불완전하고, 더럽혀졌어. 내 결점들이 너무나도 많아!"
의존형(Anaclitic) : "내 마음속은 텅 비었어, 너무나도 공허하고 외롭다. 누군가가 나를 구원해줬으면..."


의존한다는 말은 쉽게 이해 될 수 있더라도, "내사"라는 말은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힘든 말이다.

정말로 간단히 표현하자면, 내사라는 것은 세상 모든 일의 원인이 "내 탓이오!"라고 한다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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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진짜로 막장이 치달아갈때, 삶을 견디기 힘들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당신은 현실을 직시하고 수용하거나, 현실을 부정할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함 : 인생이란 역경이 너무나도 큼 → 보고 있자니 끔찍함 → 나는 뭘까? 진짜 인생이 덧없다.(내가 희생당한 기분) → 의존형 우울
현실을 부정함 : 인생을 내가 잘못 살아왔다고 생각해버림 → 그래! 세상이 문제가 아니고 결국 내 탓일 거야 → 나는 왜 이런 삶을 살아온 것일까? 진짜 난 쓰레기야 (뭔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느낌이지만 인생 잘못 산 느낌) → 내사형 우울


우울은 무능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한 개인이 견디기에 미치도록 벅찬 삶의 무게가 그 사람을 짓누를 뿐이다.


개인적으로 의존형 우울은 나까지 한 없이 저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기분이고 내사형 우울은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를 채찍질해 가는 사람같아서 안쓰럽다.


의존형 우울은 말 없이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는 것 같다면

( 인생이 참 공허해요 → 많이 힘들어 보여 → 말 없이 울기 시작한다.)


내사형 우울은 뭐가 됬든간에 다 제 잘못이라고 한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에요 → 누가 그렇게 말하더니? → 엄마가 그러던데요)


둘다 참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인데, 둘다 패턴이 참으로 비슷하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우울증은 어떤 우울이든 간에, 자존감이 미친듯이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을 과대평가 하며 자신의 성적을 비하하거나 외모를 감추고, 상대방을 치켜세우기 바쁘다. 남들의 비수꽂는 말에 쓰러질 준비가 되어있으며, 그럴의도가 아니였음에도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들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있는 힘껏 인간 대 인간으로써 존중해주고 사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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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 장애, 흔히 조울증이나 조증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웃기게도 이것은 우울증과 똑 닮아 있다. 정확히 말하면 동전의 양면처럼, 우울증을 뒤집으면 양극성 장애가 된다.


"경조증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명랑하고, 매우 사교적이고, 사람을 멋지게 추켜세우는 버릇이 있고, 일에 몰두하고, 언행이 가볍고, 표현이 분명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공격성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혼자 있는 것을 버티지 못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사랑을 할수 없고, 부도덕하고, 머리로 생각하는 능력이 일반인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Akhtar, 1992)"


양극성 장애를 가진 이들을 보자면 극적인 쾌락을 미친듯이 추구한다.

술, 담배, 마약, 낯선이와의 성관계, 과소비, 폭식, 폭력 등 자극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쌓아올려가며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어버린다.

허나 그 이면은 텅 비어있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겉은 번지르르 달콤하고 멋있듯이 이쁘게 포장이 되어 있지만 속은 텅빈 말 그대로 "속 빈 강정"과 같음을 느낀다.


한번 양극성 장애를 가진 이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이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정말 즐겁고 짜릿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허나 표정은 그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게 상당히 의아했던 것 같다.) 지식적인 면모를 자랑하며 어떤 학자의 이론이 정말 끝내주게 멋있다. 어떤 명품이 나에게정말 알맞는 물건이다며 끝임없이 홍수처럼 말을 쏟아냈다.


나는 그걸 보고 발레리나가 생각났다. 마치 발레리나가 무대 위에서 백조처럼, 우아하고 즐겁고 멋있게 빙글빙글 돌지만, 발가락은 고꾸라지고 피가나는 듯한 모습 말이다.

그리고 더 가볍게 빙글빙글 돌기위해 배를 며칠이나 굶은 듯이 허기져서, 더욱 가볍게, 더욱 우아하게 동작을 취하려는 듯한 춤사위를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가벼운 아쉬움이 섞인 핀잔을 속으로 곱씹었다. ("속이 저렇게 메마르고 허기져있었으니 가볍게 빙글빙글 돌고 있지")


그 사람에게 나는 인간관계가 행복하냐 물었다. 그 사람은 그렇다고 하였다.

다시 나는 당신이 진정으로 이해받고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후에 말이 없었다.

이후에 그런 관계들이, 세상 속을 살아가며 구태여 행복한 척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ogers가 그러했듯이) 당신 자체로서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이라 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자신의 정신과 담당의보다 자신을 더 잘아는 사람이라고 감탄하며 정말이지 뜬금없이, 나에게 당신같은 사람과 성 관계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거절했다. (지금 생각하면 식겁하며 놀랐지만, 그 사람이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이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누는게 아니라, 성관계를 하며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와서 그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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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형태는 정말이지 다양하다.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며 우리는 친구의 명분으로, 교사와 제자의 명분으로, 부모와 자식의 명분으로 다양한 관계를 가진다.

어느정도 서로의 거리를 둘 줄도 안다. 그리고 적당한 수준의 사랑을 준다.

하지만 몇 몇 일부에게는 세상이 너무나도 절박하여, 마치 사막 속의 오아시스를 찾 듯이,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극도로 추구하며 갈구하는 듯 하다.

그 사람은 이해가 된다. 허나 그 방법이 매우 잘못됬다.

사회에는 사회적인 규칙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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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우울증을 만나면 "우울할 때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바람도 쐬는게 도움이 될거야" 같은 충고를 말한다면, 우울증 환자는 헛 소리를 지껄인다면 당신에게 역정을 낼 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라. 어떤 우울증 환자가 그걸 모르겠는가? 안 그래도 우울해 죽겠는데 시어머니마냥 잔소리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신 당신이 "무슨일이 있었어? 많이 안좋아 보인다?" "밥은 제대로 챙겨 먹었어?"와 같은 일상적인 안부들이 그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울증 환자만큼 사랑스럽고, 생각이 정말 바다같이 깊으며, 마음씨가 비단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충고가 아니라 따뜻한 포옹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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