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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꺼운안경 Dec 08. 2023

억지사지

괜히 그런 날. 내일은 이러한 계획을 해야지. 그 시작은 내가 계획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부터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내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잠에 든다.


그렇게 내일이 되었다. 정해진 시간에도 딱 맞추어 일어났다.

크진 않지만 나만의 해야 할 목록들도 착실하게 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눈을 떴을 때부터 슬금슬금 이유 없는 불안이 피어오르더니 내가 계획한 사소한 일들을 다급하게 처리하고 있다.


여유라곤 없는 모습. 그렇게 다 해내고 만다. 그렇지만 무언가 공허한 느낌이 든다. 


몸을 움직이면 괜찮을까, 밖을 나가본다. 여유롭게 날씨를 느끼며 산책을 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 운동을 하러 나간다. 하지만 똑같을 뿐이다.


글을 쓴다면 좀 나아질까, 글을 써본다. 하지만 글은 몸을 쓰는 것보다는 조금 다르다. 당연히 써지지 않는다.


오늘 나의 계획은 억지로운 하루다. 분명 계중엔 원래 나의 루틴도 포함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한데 오늘은 모든 행동이 억지롭다. 


내가 하루를 만족하지 못했던 것은 억지로운 나의 행동들과 생각들이 아닐까

너무 깊은 생각과 고민은 상상력을 막는 것 같고, 낙엽마냥 가벼운 정신은 생각의 깊이가 얕은 채로 유지가 되는 느낌이다.


만족이라는 것을 하려면 순간의 집중하는 마음가짐. 큰 계획도 무언갈 좇는 생각들도 아닌 것 같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이러니한 억지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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