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가져보는 한가한 오전시간이다.
은근히 기다린 두 번째 인도여행을 준비해본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시간도 이렇게 오네.
한가한 시간을 틈타 지난 인도여행에서 사용하던 여행수첩을 펼쳐보았다.
그 중에 적어 놓은 글을 보는 것만으로 그때 그 슬픔이 느껴지는 글이 있었다.
잊고 있었던, 어쩌면 잊고 싶었던...
인도인들은 죽은 이 앞에서 울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난 인도인들에게는 죽음이 슬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죽음 앞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사진찍길 좋아하던 남매가 있던 장소에 다녀오던 길에 가트에서 죽은 이를 눕혀 놓고 절규하던 여인을 보았다.
당혹스러웠다.
진리인냥 믿고 있던 일이 내 눈앞에서 이렇게 허위임을 드러내고 있으니...
그 여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 슬픔이 내 가슴에 전해져왔다.
정말 죽음은 슬픈 일인가보다.
죽은 이 앞에서 울지 않는 인도인들도 저렇게 절규를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죽음은 슬픈 일인가보다.
내게 죽음의 문턱이 다가올 때,
그 앞에서 두렵지 않게, 자유로울 수 있게,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야겠다.
죽음이 내게 손짓하거든,
난 아무런 미련없이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게,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게...
2010년 4월 10일 떠난 이를 그리워하던 바라나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