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뛰어놀기만 좋아하던
'학창 시절'하면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
나의 학창 시절은 학생선수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뛰어다녔고, 자전거를 타고 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온 동네를 누비며 다녔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1학년, 2학년, 3학년.. 줄곧 '1등'을 도맡아 하다 보니 운동을 해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수영선수.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도 대표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운동 인생이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는 학생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반장을 역임했다. 소외되는 친구 없이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중학교에 진학하며 진로에 대해 가족들과 고민도 많이 했었다. 공부도 곧 잘했기에, 부모님은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나의 제안은 공부를 놓지 않는 대신 운동을 하게 해 달라! 당찬 포부를 밝혔다.
중학교 원서를 쓰는 일주일간 부모님을 설득하고 조르고 졸라 내가 원하는 대로, 대신 열심히 해보라고 하셨다.
여자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새로운 환경이 낯설기도 했지만 먼저 다가와주는 친구들 덕에 친구도 많이 사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다. 낯설어서 굳어있던 표정과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을 보고 친구들은 '무서운', '기가 센'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나는 전혀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여자 중학교의 생활은 남녀공학인 초등학교 생활보다 더 즐거웠다. 쉬는 시간마다 말뚝박기를 했으며, 남자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며 귀여울 정도로 장난을 치기도 했다.
여자 중학교의 환상은 상상 속에 맡기자.
고등학교 학창 시절 대학과 실업팀 선택의 기로에 선 순간이었다. 나는 그동안 지겹게 운동했으니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를 해보겠노라 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교의 생활은 상상했던 대학 생활과는 거리가 좀 있었지만, 여전히 동기들과 선배 후배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했다. 다니던 대학교는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넓은 캠퍼스를 보유한 학교였다. 전공과 교양 수업을 들으며, 그리고 공강 시간에도 산으로 들으로 놀러 다니고, 같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놀았다.
뛰어다니는 본능에 충실하면서.
학창 시절을 추억하며 돌아본 나는 항상 매사에 즐겁게 임했다.
지금도 여전히 철인 3종을 하며 전국 방방 곡곡을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다.
학창 시절 운동도 많이 하고 뛰기도 많이 뛰어서 '이제 그만 좀 뛰어야지'라고 생각했던 내가 무색해질 만큼 자의에 의해 뛰고 있다.
운동할 때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별것 아닌 것에 웃음이 난다.
요즈음 '뛰어야 산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새로 나왔다.
나도 뛰어야 사는 아이인가 보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