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네 인생은 언제나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싸움도 말 한마디 사소한 것 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오해와 사소한 감정 하나에 말이다.
중학교 때 처음 친구와 싸워봤다. 싸웠다기보다는 일방적인 오해와 사소한 감정 때문이었다.
평소에 휴대전화를 잘 보는 친구인데, 그날따라 연락도 안되고, 하루가 지난 후 온 답장에는 툴툴댐이 묻어있었다. 평소 같으면 ‘뭐야, 또 이러네’ 하고 지나갔을 일인데, 왜인지 그날은 서운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와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오해를 풀었으면 됐는데, 그냥 서운함에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랐다. 8년을 같이 지내온 친구라 눈빛만 봐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아는 사이였다. 그래서 더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그렇게 서운한 감정을 몰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도 참 고집이 세고 그 친구도 그랬나 보다.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리를 마련하여 같이 대화하고 서운함을 풀었다. 그 사소한 감정과 오해가 풀리지 않았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됐을까..?
직장문제로 거주 지역은 달라졌지만 서로가 뭘 원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고, 통하는 부분이 참 많아 30 중반을 넘어선 지금, 아직도 잘 만나고 있다.
정현종 <방문객> 중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했다.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라고.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라고 했다.
부부사이도 마찬가지. 함께 산다는 것은 조금 더 심오한 문제인 것 같다. 한 사람이 와서 부부가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부간의 싸움도 칼로 물 베기 라지만, 작은 감정과 오해, 말투로 시작된다.
친구와의 싸움, 부부간의 싸움, 동료와의 싸움, 상사나 세계 와의 싸움도, 그리고 해결하는 과정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해결이 되길 바란다.
싸움 없는 평안한 가정과 세계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