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하나에 청문회처럼 심각해지지 맙시다

일잘러 되기

by Munalogi

저번에는 제 재산이자 두뇌의 일부이기도 한 다이어리에 대한 소개를 해드렸죠. 이번에는 직장 생활을 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메모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나의 기억력은 유한하며 그 어떤 것도 3일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실제로 우리의 기억력은 그다지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럴 때는 제 스스로 남긴 메모만이 살 길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을 경우엔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메모를 할 때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써야 합니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미래의 나를 위해서 말입니다.


물론 늘 말씀드리듯이 모든 상황이 다 똑같을 수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편한 방법을 찾아가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한 번 해 보시거나 좋아 보이는 부분은 자신의 것으로 만드시면 될 것 같아요.



메모에게 주소를 붙여주기. ;뇌를 데이터화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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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반째 방법은 바로 (연도와) 날짜와 요일, 시간을 쓰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메모라는 것을 할 때 지금 날아가는 생각을 잡아두는 정도로만 생각하죠.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일을 하다가도 "그때 이거 어떻게 됐었지? 언제였지?"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 메모 한 기억은 있지만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해 범위가 6월 1일 ~6월 5일 사이라는 식으로 뭉뚱그려지죠. 물론 그마저도 메모가 있을 때의 이야기이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쓰면 생각보다 범위가 줄어듭니다. 하다못해 다시 봐야 하는 파일들의 양도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recall 하기 위해 쓰는 시간과 정성도 줄어들겠죠. 이걸 해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생각보다 매우 성가신 작업이기 때문에, 날짜 하나만 써 놓는다 하더라도 오차를 매우 줄여 일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조금 더 발전된 방법을 원하신다면, 저는 어떤 프로젝트인지, 그리고 어떤 회의였는지도 남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한 줄로 인해 요약되는 효과도 있고 그때의 기억이 조금 더 빨리, 혹은 잘 나는 효과도 있죠(참고 1)


이 방법을 포스트잇에 써도 효과는 매우 큽니다. 그리고 저는 포스트잇을 보통 전화를 대신 받았을 때 쓰기 때문에 더더욱 효과적이죠.


전화가 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 대신 받았음을 알리고

2) 그를 알림과 동시에 컴퓨터에 뜬 날짜와 시간을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3) 전하는 내용을 요약해 적고

4) 적은 내용을 읽어 확인합니다(예: "ㅇㅇㅇ 건으로 연락 왔다고 말씀드리면 될까요?")

5) 그리고 내선번호와 담당자의 성함을 물어보고 메모에 적죠.(제발 물어보세요)

6) 마지막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이러면 다시 자리로 돌아온 사람에게 많은 것을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 전화가 왔는지, 누구에게 왔는지 메모에 모두 적혀있고 어떤 용건인지는 자기가 더 잘 알 테니까요. 그리고 똑 부러지는 메모 하나로 오 이놈 이거 좀 하는데?라는 마음속의 각인도 함께 새길 수 있죠.



메모를 카테고리화하기.;그 자체로도 기억과 데이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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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법은 메모를 용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죠.


이미 제 첫 번째 포스팅에서도 아셨다시피. 저는 메모를 할 때도 용도에 따라 나눌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일할 때는 이 방법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저는 현재 프로젝트 상 쥐들에게 약을 먹이고 거의 매일 몸무게를 재야합니다. 당연히 몸무게를 재는 용도의 얇은 메모장을 따로 가지고 있고 실험할 땐 그 노트만 들고 갑니다. 그리고 거기에 모든 정보를 적어옵니다. 그날의 날짜와 시간 등을 쓰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겠죠.


행여나 데이터를 다시 정리하다가 이때의 몸무게가 이상하다든지, 혹은 이게 오타인지 아닌지 궁금할 경우에는 정말 간단히 그 메모장만 뽑아 그날의 몸무게만 보면 됩니다. 계속 그렇게 쌓아가면 그 노트 자체가 데이터가 되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가 그때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메모를 해 두고도 허둥거리지 않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죠.


저처럼 실험을 하지 않는 분들의 경우에는 정식 회의할 때 들고 들어가는 노트와 개인 면담할 때 쓰는 노트만이라도 구분해보세요.



메모장이 너무 많아지는 거 같으면 어떻게 하나요;그것도 방법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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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메모를 했는데 기억을 못 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 다른 분들은 메모를 그렇게 했다가는 메모장에 파묻힐 거 같은데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도 하시죠.


뭘 고민하십니까. 답은 매우 심플합니다.


탁상용 달력에 표시하세요.


지체 없이 달력에 손을 뻗으세요. 달력에 적어 놓으면 잊어버릴 일도 적을뿐 더러 스스로 데드라인이 언제가 되는지도 계속 리마인드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메모를 다시 들여다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보다 메모를 다시 볼 일은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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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렇게 메모를 남겼는데 메모를 다시 봐야 할 때도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미 메모한 것에 덧붙여 무언가를 적어야 할 때도 있죠. 그럴 때도 매우 심플한 방법 하나로 메모에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간단합니다.


처음에 메모한 색깔과 다른 색으로 쓰세요.


제가 주로 회의를 마치고 와서 혼자 정리를 하고 다시 상사와 이야기를 해야 할 때 쓰는 법입니다. 그럴 땐 삼색 볼펜 등이 매우 유용하죠.


또 한 번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체 회의를 마치고 제가 궁금증이 생겨 상사에게 더 정확한 direction을 위해 상사의 방을 찾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럴 경우 저는 제가 메모한 것을 다시 들고 가 제가 자주 쓰는 삼색 볼펜의 색을 검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꿀 것입니다. 그리고 묻겠죠.


아까 이렇게 말씀하신 거 제가 저렇게 이해해도 될까요?

데드라인이 이때라고 말씀하신 건 xxxx까지 포함해서일까요?

저렇게 말씀하신 건 혹시 제가 x 월 x 일에 보내드린 메일을 보신 뒤에 말씀하신 거죠?

등으로 말입니다.


그 대답을 들을 때마다 저는 아까 메모한 것에 파란색으로 상사의 말을 다시 받아 적습니다. 상사 역시 보통 그 장면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중 점검이 되죠.


혹시라도 이런 대화를 카톡으로 하실 경우는 캡처를 해두세요. 캡처를 해서 만드는 파일이나 자신에게 보내놓은 후 보면서 가이드라인으로 잡으면 매우 편합니다.


펜 색깔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회의와 생각이 어떻게 변하고 피드백이 오고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치면서;메모는 진짜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억이란 건 진짜 별로 믿을게 못됩니다. 그럴 때마다 구해주는 것은 결국 서류나 메모입니다. 아주 작은 팁 들이긴 하지만 그것들이 불러오는 효과는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습관이 되면 다들 여러분께 xx 씨, 그때 이거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하나요?라고 물어보기 시작할 겁니다. 보통 그런 것들은 일이 많아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사인 경우가 많죠. 다시 말해 상사나 의사 결정권자의 아주 작고 소중한 블랙박스가 되어가는 것이죠. 그러니 어떻게 사랑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자신의 머리를 가장 빨리 비워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메모입니다. 확실하게 메모하고 잊어버리면서 새로운 것을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시는 일잘러가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 1

나의 경우는 장소도 적어놓음. 참석한 사람도 적어놓음. 누군가의 발언일 경우 그 사람의 이름도 앞에 적고 메모를 남기는 편. 그래야 나중에 물어보기도 편하기 때문임.


[이 글의 TMI]

1. 오늘 아무래도 올해 첫 빙수를 먹을 판.

2. 그 슈퍼에서 파는 컵빙수에 에스프레소 샷 하나 넣어서 먹으면 엄청 맛있습니다.

3. 물론 나는 두 개 넣음.

4. 팥빙수에 들어가는 찹쌀떡을 매우 좋아하는 편.


#일잘러 #메모 #회사원 #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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