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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nalogi Jan 29. 2020

그룹장님, 죄송해요

(22-1) 진화의 배신/두서없는 수다 떨기


[서평:그룹장님, 죄송해요;두서없는 수다 떨기]

안녕하세요 이용승 그룹장님.


그룹장님과 함께하는 시간들은 후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3대가 받을 복은 너끈히 제가 혼자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감사하고, 감격스럽지만 늘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은 기분 좋은 긴장감의 연속인 나날들입니다.  


그룹장님이 씽큐 3기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도서 두 가지로 이 책과 바로 다음 책인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는가. 를 꼽아 주셨잖아요. 저는 두 번째 책을 만난 것에 대해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어쩌면 제 인생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주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재미있긴 한데 그 정도인가?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었어요. 이해를 제대로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두 권 중 한 권은 건졌으니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재독 하면서 다시 알게 되었어요.


네 맞아요. 저 지금 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사과드릴 겸, 그룹장님 말씀 제대로 씹어 삼키지 못한 것에 대해 뉘우칠 겸 이렇게 글 쓰고 있는 거예요.


책을 읽기 전,  제가 썼던 3기 때 서평을 먼저 읽어봤어요. 그리고는 재독을 시작했습니다. 딱 100페이지 읽는 순간 깨달았어요. 제가 3기 때는 이 책을 체험판으로만 읽었었구나.라는 것을요.

이 책에서 말한 진화는 이게 아닌데 말이죠. 전 그렇게 이해해 버렸더라고요

그림출처

일단 진화(Evolution)에 대한 개념 자체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어요.

제가 저번 서평에서 썼던 진화의 개념은 생물사(History)의 입장에서 바라본 개념이었어요. 단순한 Prokaryotes에서 복잡한 Eukaryotes로 가는 것처럼요. 하지만 제가 간과했던 것은 유전자에겐 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Gambling을 할 수 없죠. 돌연변이는 우리가 선택한 것의 결과가 아니며, 어떤 rule대로 drive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62p 몇 년 후, 몇 세대 후 어떤 형질이 유리할지 미래를 내다보고 판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참 한심한 생각이네요.

그림출처

그것뿐인가요. 저는 Red Queen과의 달리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랬던 시간들도 있었을 거예요. 부정할 수 없죠. 하지만 저는 누군가를 죽이고 그 자리에서 우뚝 선 자의 자손인 동시에 지난 200년 사이의 급변한 뒤의 세상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제 두 눈으로만 보는 변화 정도만을 가지고 감히 여태 변해온 환경의 속도를 가늠하려고 했다니.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네요. (66~67p 생존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적응이라는 전투에서는 지고 있다;우리 유전자는 현대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도와 발맞춰 돌연변이를 할 수 없다.)


그림출처

그리고 저는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서도 너무 밝게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연금술처럼요. 

물론 트로이 목마의 부작용을 위해  인류가 노력한 것의 결과가 과학, 의학기술들로 나타난 것은 맞죠. 없었다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 것들에 대해 책에서도 나오니까요. 그러나 제가 말했던 과학 기술은, 인체라는 system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을 간과했음에는 틀림 없는 것 같아요(2020.01.29 수정)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홀려 결국은 목숨을 잃게 되는 세이렌이. 참 식욕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림출처

제가 틀렸던 부분들에 대해 어느 정도 바로잡고 보니, 그제야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룹장님이 하셨던 말씀들이 아 이런 뜻이었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룹장님의 전문 분야인 비만(Obesity)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세이렌(Siren)의 노래가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이렌은 그리스어로 휘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자.라는 뜻이래요. 정신 차리고 보면 또 떡볶이를 먹으며 행복해하는 제 모습이 저 그림 속에서 세이렌에게 홀린 어부의 모습 같아서 뜨끔했습니다(2020.01.29 Modified)


자신의 유혹이 실패해서 수치심을 느낀 세이렌은. 바다에 뛰어들었대요. 제 식욕도 좀 같이 뛰어들었으면.

그림출처

그런데요,

이렇게 적수가 없을 것 같던 세이렌의 치명적인 유혹을 이겨낸  신화 속 인물은 두 명 정도라고 합니다.한 사람은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귀를 밀랍으로 봉하고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어버린 오디세우스. 다른 한 사람은 이아손인데요, 세이렌이 부르는 노래보다 더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오르페우스를 배에 함께 태워 항해한 덕분에 일행이 모두 무사했다고 합니다.


저는 오디세우스는 의지,오르페우스의 리라 연주는 운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100번 중 60번 이상은 세이렌의 노래를 들으며 박살이 나겠지만. 40번 미만쯤은 그래도 제가 이 두 사람처럼 세이렌을 이길 수 있길 바랍니다. 저 두 가지 무기와 함께요. 물론 늘 이기는 엔딩이라면 좋을 것 같지만, 책에서 말하는 것 처럼, 우린 '가끔은' 변화에 성공하니까요.

(400p)(2020.01.29Modified)


Fiat Lux

그림출처

책을 다 읽고 났을 땐, 그룹장님 얼굴이 참 많이 어른거렸습니다. 홀가분함 보다는 무거움, 혹은 부끄러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저 사람의 말을 깊이를 내가 여태 몰랐구나.였습니다. 제대로 독서하지 않았던 제 자신에 대한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시작해보려는 제게는 아마 세이렌처럼 제 귀에 스며들어 정신까지 혼미하게 하는 장벽들이 많을 거에요. 의지만으로도 안 될지도 모르죠. 그리고 스스로 느낀 장벽에 주저앉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룹장님이 그러셨잖아요. 하기 싫을수록 더 빨리 일어나서 하라고요. 그 말의 깊이만큼은 그 누구보다 더 잘 느끼고 실천하도록,  다른 사람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그룹장님. 제가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더더욱.

다음 주 토요일에 뵐게요+_+


(2020.01.29Modified)


참고도서: 진화의 배신

Reference1 Reference2



작가:리 골드먼 지음/김희정 옮김

출판사:부키

이 책은?:인간의 진화와 더불어 야기된 부작용들에 대해 이야기 한 책

평점:★★★★


[이 책을 한 문장으로?]

1. 현대인의 진화과정을 보고 싶다면?

2. 유전자와 우리의 상관관계는?

3.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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