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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팅 일기_이상한 수요일

2024.06.12. 수

by 감우 Jun 12. 2024

2024.06.12. 수


 어제 예고한 대로 벽을 뚫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타공을 할 때는 타공보다 나사 위치 맞추는 게 일이다. 매거진렉 세 개를 달아야 하다 보니 수평 맞추고, 위치 잡는데만 한세월이 걸려서 일찍 출근을 했음에도 결국 오픈 후까지 계속 드릴과 씨름을 해야 했던... ^^ 그래도 솔직히 수요일은 대체적으로 손님이 없는 날이고, 있더라도 오후 늦게나 한 둘 들어오던 터라 마음 놓고 사다리까지 펼쳐놓은 채 난장을 지기고 있는데, 갑자기 손님이 몰아닥쳐 들어오고.... (뭐, 일단 오히려 좋아!)


 매일 플로팅을 지키다 보면 종종 감동적인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여러 감동들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감동은 한 번 오셨던 손님이 지인들을 몰고 다시 와 이곳에 대해 나보다 더 적극적인 설명을 해 주실 때다. 크지도 않은 가게를 구석구석 소개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몇 주치 자신감이 충전되는 것은 덤이다. 오늘의 첫 손님들도 그런 경우였는데, 어설픈 선물 포장도 너무 좋아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 차례 손님들이 다녀가시고 다시 고요가 찾아왔으나, 주문한 상품들이 대거 입고되어 카운터 공간은 다시금 난장판이 되었다. 새 상품들의 자리를 찾아주느라 세일 상품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 세일 상품들도 판매 전 준비가 필요하므로 홀에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세일 카트는 주말에 개시할 생각인데, 플로팅 첫 세일 상품 등장에 어떤 반응들을 보이실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문제는 그 후로도 손님들이 계속, 계속, 계속! 들어왔다는 사실. 매출이 엄청 나왔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플로팅을 오픈하고 가장 많은 손님이 다녀가신 수요일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것은 사실상 하루도 못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휴무일을 하루쯤 늘려 보고 싶기도 하지만, 이런 변수들이 계속 발생하고, 실제로 큰 매출은 아니더라도 문을 열고 있으면 단 한 분의 손님이라도 들어와 주시니 휴무일을 늘릴 수가 없어요ㅜ 휴무일을 늘리는 대신 얼른 자리 잡고 직원을 써 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봐야 할까요?


 뭐 아무튼! 매일 열어놓던 문도 닫아놨는데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매우 매우 매우 이상한 수요일이었습니다. 플로팅 입장하자마자 "아 시원해!"하시는 손님들이 많았던 걸 보면, 더워서 들어오신 걸 수도요? 내일부터 죄책감 없이 파워 냉방 돌리기로 다짐해 보며, 오늘도 끝~! 

매거진렉 옮기고 지금은 이 상태! 엽서렉 들어올 자리도 미리 뚫어놨어요.  타공신이 될 테야!매거진렉 옮기고 지금은 이 상태! 엽서렉 들어올 자리도 미리 뚫어놨어요.  타공신이 될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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