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우 Jan 22. 2019

매일 아침 해는 뜨지만

왠지 새 해는 소원을 이루어 줄 것 같잖아

새해 목표란 게 그다지 거창하지는 않았다.


매일 30분 운동하기

매일 30분 영어 공부하기

매일 40분 사업 아이템 연구하기

한 달에 한 권 이상 책 읽기

베이킹 책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터하기

기타 등등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더럽게 거창한 목표를 많이도 세웠구나 깨달았지만

어거지로라도 아직까진 꽤 열심히 지켜내고 있다.



새해 소원은 별 게 없었다.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 겨우 한 사람을

내 인생에서 몰아내 주면 더 바랄 게 없었다.

나는 밤을 꼴딱 세우고 1월1일 새벽부터 일어나

일출을 보러 나섰다.


역시 매일 뜨는 해가 새해라고 마법을 부리는 건 아니었다.

더럽게 지난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순식간이었다지?


그치만 제가 그 날 일출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거든요.

동그랗게 떠오르는 해를 보지 못하고

구름 낀 하늘에 찝찝하게 붉어지는 하늘을 뒤로한 채 돌아서는 게 영 찜찜하더라니

하지만 나에겐 아직 히든카드가 하나 남아 있지


자, 이제 어머니께 감사해야 할 순간이다

새해를 맞이하고 두 밤만 지나면 이름하야 나의 탄생일

그래서 나는 케익에 촛불을 켜 놓고 또 다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 혹은 네 번쯤


그런데도 마치 타임슬립처럼 다시 또 그자리에?!


그치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더라구요

원래 우리 조선에서는 음력이 정설 아니겠습니까

신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지 말입니다.

우주의 기운을 모아 다시 한 번 대차게 소원을 빌어 볼 날이 머지 않았으니 맘이 설레 잠도 잘 안 오네요.


그래서 이 글을 한 번 찌끄려 보았습니다.

그럼 제 절박하고 겸손한 생일상을 증거샷으로 남기며

저는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총총


작가의 이전글 미움받을 용기, 미워할 용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