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때 망하더라도 부끄럽게 망하지는 않겠다는 다짐.
웬만해서는 정말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언제나 문제는 돈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내가 이 공간에 얼마나 진심을 다하든, 내가 이 공간을 얼마나 열심히 운영하든, 내가 이 공간에 얼마나 큰 열정을 쏟아붓든 상관없이, 돈을 벌지 못하면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만이 변치 않는 진실로 남는다. 그러니까 사업을 시작했다면 반드시 수익을 내야만 한다. 그런데 돈은 대체 언제 벌 수 있는 거지? 돈은 대체 어떻게 버는 거지?
플로팅은 꾸준히 손님이 늘었다. 꾸준하게 늘어나는 손님과 함께 매출도 꾸준히 늘었다. 약간의 고락이 물론 있었지만, 결국엔 우상항 그래프를 그려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2년차의 중턱이 되었을 때 나는 더 큰 불안에 휩싸이고 말았다.
'대체 왜 아직도 돈이 안 벌리는거지? 분명 잘못 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돈은 대체 어떻게 벌어야 하는 거지?'
처음에는 온라인을 해결책으로 잡았다. 온라인 매출이 매장 매출 만큼 나오면 내 인건비도 챙기고 알바도 한 명쯤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온라인의 성장은 더욱 더뎠고, 사실상 온라인 매출이 매장 매출 만큼 나올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그것도 답은 아니었다.
돈을 버는 것의 원리는 돈을 모으는 것과 동일하다. 더 벌고 덜 쓰면 플러스가 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논리의 실현은 왜 그리도 어려운 것인지, 더 벌수록 쓸 일도 함께 늘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내가 이 공간을 계약한 2023년 12월부터, 오늘 이 글을 쓰고 있는 2025년 8월 29일까지, 약 1년 8개월의 시간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제대로된 플러스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그러니까 차라리, 그 긴 시간동안 돈을 착실히도 까먹고 앉았으면서도 지금까지 망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내가 초기에 어느 정도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던 탓도 있지만, 장사에서의 돈이란 한시도 멈춰 있지 않고 계속해서 돌고 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돈을 벌었지만 번 게 아니었고, 못 벌었지만 못 번 게 아니었다. 그렇게 돈을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하며, 모래를 손에 쥐듯 힘 주어 움켜 쥐었지만 남는 건 없는채로 여기까지 왔다. 그 결과 이제는 여유자금이라는 것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고, 확실한 플러스를 만들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벼랑 끝에 섰다.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유통으로 돈을 벌려면 케파를 키우는 게 답인 것 같다. 더 넓은 공간, 더 많은 상품, 더 많은 손님, 더 많은 비용, 더 많은 수익. 모든 것의 사이즈를 키워서 같은 마진율로 큰 돈을 남기기. 하지만 그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단 내가 현재 가진 것으로 최고치를 찍는 게 먼저겠지.
7월에 실존적 위기를 체감하고, 8월의 최우선 목표를 '흑자 전환'으로 조정한 뒤, 열심히 아끼고, 열심히 벌어들인 결과, 드디어! 실질적 흑자 전환에 최초로 성공했다. 플로팅의 이름으로 거둬들인 작지만 소중하게 빛나는 최초의 성과가 되었다. 그래봤자 9월 1일에 내야 할 월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또 하나의 가능성을 새로이 열었으니, 플로팅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내가 플로팅으로 돈 다운 돈을 벌 수 있을까? 내가 플로팅을 시작할 때 꾸었던 꿈처럼, 정말 플로팅에서 번 돈으로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을까? 여전히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로팅이 퇴보하거나 정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러니 망할지언정 부끄럽게 망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다시 오늘을 살아 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