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어깨가 아파서 두 손을 높이 들었다 팔꿈치를 굽혔다가 하며 걸었다.
가볍게 하나 둘 하나 둘.
횡단보도에 다다라 팔 운동을 멈췄다.
이편이든 건너편이든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건 아니다.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조심한 것도 아니다.
그냥 중단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녹색불이 켜지고 길을 건너는데, 맞은편 할아버지가 두 손을 높이 쳐든다.
팔 운동을 하는 것인가, 만세를 하는 것인가 알 수 없다.
어쨌든 가슴을 쫙 펴고 두 손을 높이 쳐든 채로 길을 건넌다.
길을 다 건너면 손을 내리는지 궁금했지만 계속 쳐다볼 수는 없었다.
나와 그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으니.
이상한 할아버지네,라고 생각하다가 조금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와 그분의 포즈가 다를 바 무엇이겠는가?
저 할아버지도 어깨가 아프든지, 하늘의 정기를 받아야 한다든지 사정이 있겠지, 뭐.
아아, 어깨가 아파서 두 손을 올리고 싶지만 방금 본 할아버지 모습과 오버랩되어 참는다.
강렬하게 손을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