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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Dec 16. 2023

최악보다는 차악

문유석의 <최소한의 선의>에서 재판은 최선의 결과를 선택할 수 없을 때 차선을, (상호 이해관계가 복잡하므로 어떤 게 최선인지 애매할 때) 최악의 결과를 피해야 할 때 차악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삶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최선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을 때. 혹은 내가 선택할 수도 없이 세상이 제맘대로 흘러가버릴 때. 그런 순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럴 때 생각하자. 나는 차악을 선택했어. 이건 최악이 아니라 차악이야.


복직할 부서가 어느 정도 정해진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의 전공, 회사 내에서의 커리어 등이 고려된 결과라고 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내가 희망했던 부서는 아니므로. 그러나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나 좋은 것만 하고 살 수 있겠나? 이 세상에 좋은 건 조금이고 나쁜 게 잔뜩이라면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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