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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Dec 19. 2023

정직과 융통성 사이

아이가 배드민턴 방과후수업을 듣고 나왔다.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 왜 그래? 다쳤어?


- 아니... 팀 대결을 했는데 진 팀은 벌칙으로 강당 끝부터 끝까지 토끼뜀으로 갔다 오라고 해서!


- 진짜? 힘들었겠다.


- 한쪽 방향도 아니고 끝까지 갔다가 다시 와야 되는 거였어요. 전 갔다가 오는 길에 결국 포기했어요. 애들은 다 들어왔는데 저만 끝까지 못 들어왔어요!!! 준이는 고릴라처럼 엎드려 뛰어갔고 어떤 애들은 그냥 걸어서 갔어요.


- 그래? 힘든데 너도 걸어가지 그랬어.


- 안 돼요. 그건 거짓말이잖아요!!!



... 아이가 정직하다고 칭찬해줘야 할지, 융통성이 없다고 걱정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직하게 벌칙을 수행한 결과가 중도 포기라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도 혼란스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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