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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똠또미 Jul 10. 2024

조금씩 나아지려고 합니다

1cm의 기적은 아니더라도 o.3cm는 되겠지

죽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




더두운 터널 안을 빠져나오면 너무 밝은 빛에 눈살이 찌푸려 질 때가 있다.

동굴을 벗어나자 세상의 빛이 너무 밝아서 좋은 세상이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 좋은 세상이 두려워서 다시 동굴로 들어간다면 우리는 변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기 위해서 제자리에 있기보다는 뭐라도 하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뭐라도 하면 변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그 변화가 내 마음에 차는 정도가 아니라 문제일 뿐이지만.


그래도 뭐 어떤가 0.1cm만이라도 변화하는 것을 느끼고, 그 변화가 점차 쌓이다 보면 결국은 1cm를 만들어 낼 것이다.

처음부터 1cm를 바란 것은 아니다 보니 나는 0.3cm만이라도 변화하면 좋을 것 같다.


근데 왜 0.3cm냐고 묻는다면 159.7cm의 내 키가 160cm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양이기 때문에 그 정도만 변해도 평균키를 가지는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울을 벗어던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 우울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늘 화와 짜증, 열등감이 넘치던 아이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높은 사람이라고 이해를 했지만 알고 보니 우울을 표현하는 방식이 나는 화와 짜증이다 보니 우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다소 어렵고 방해가 되는 요소였다.


이런 우울의 감정을 이해하고, 내가 느끼는 배신감과 실망감, 그 감정들을 깊이 느끼고 수용해 주며 나 자신을 달래자 죽고 싶기보다는 더 살고 싶어졌다.


지금껏 파도 같은 감정 사이에 숨어 지내느라 느끼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화가 난 게 아니었다고, 그냥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서운했던 거라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반응도 느끼며 우리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막연한 안개에 갇힌 감정들이 선명해지면서 느껴지는 감정의 파도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졌다.


출근 전 맛있는 음식과 퇴근 후 수고했다고 다독여주는 맥주와 맛있는 안주


지금까지 먹어온 맛있는 음식들을 급한 시간 안에서 쫓겨 살며 충분히 누리지 못한 시간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다.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 함께 식사를 하는 그 사람과 충분한 여유를 느끼고 싶었다.

음식에서 느껴지는 맛있는 향과 아름다운 음식의 모습을 보며 너무 근사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며 그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싶어졌다.


여유 없을 때 보지 못한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 보니 점차 더 살고 싶어졌다.


죽고 싶던 순간에 죽음이라는 두려움이 나를 죽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면 이 모든 순간을 누리지 못했던 순간들이 억울해서 죽고 싶지 않아 졌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살고 싶어 졌다.


새롭게 도전해보는 취미


생각보다 행복은 큰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자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살짝이 섞여 나오는 유머에 웃게 되기도 하고, 하루를 되돌아보면 재밌던 추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들이 생기자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에 쫓겨도 나를 위한 커피는 놓치지 않았다.

이런 여유마저 없다면 나는 누가 챙겨주랴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챙기려고 하다 보니 나를 존중해주고자 하는 마음들이 생겨났다.


의리라며 친구의 아픔을 공감해주기는 하지만 그 공감이 친구의 삶을 바꾸거나 아픔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자 이야기를 듣는 고통도 줄어들었다.


다들 자기 살기 바쁜 시대에 고민을 들어주면서 고통에 절여지기보다는 고민은 고민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살아가는 지금의 마음을 이해해 주며 나누는 여유를 앞으로도 쭉 느껴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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