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진 sally Dec 03. 2021

부모가 '자식의 문제를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면,

문제는 점점 더 커진다.

상담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우리 아이의 문제가 뭐예요?", "우리 아이, 정말 문제가 많죠?"이다.


상담실이 아이의 문제를 찾아내는 곳이라도 되는 듯이, 아이의 문제를 1, 2, 3, 4, 5...로 정리해서 쭉 설명해 주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쯤 되면 아이의 문제가 없기를 바라는 것인지, 부모의 불편한 마음을 전가시키기 위해 아이의 문제를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것인지, 의아할 때가 많다.


현재 부모인 내가
미칠 듯이 괴로운 이유는, 

내 자식이 
늘 말썽을 피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생각이 옳다'라는 고집에 강하게 빠져 있을수록, 자식의 문제 찾기에 몰두하며 시야가 점점 좁아진다.


부모의 모든 오감은 아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되고, 부모의 해석에 의해 분석되며, 부모의 기준에 의해 판단된다.


이렇게 부모가 '서론 - 본론 - 결론'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버리면, 이제 자식이 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과 거짓말로 들리면서 그대로 다 스쳐 지나갈 뿐이다.




물론, 살아오는 동안 열심히 배우고 많은 것을 경험해 온 부모의 생각이 더 현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부모 자신의 인생에 맞춰진 현명함인 것이다.


부모인 나는 삼각형이 딱 맞춤이지만, 내 자식은 사각형이나 동그라미가 딱 맞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각형이나 동그라미를
삼각형에 딱 끼워 맞추려고
애를 쓰다 보니,
 
여기저기 구겨지고 밀어 넣어져
점점 엉망으로
삐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선생님, 이거는 말이 안 되잖아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돼요~"이다.


그렇다. 부모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것은 그 부모에게만 말이 안 되는 것이고, 그 부모의 상식으로만 이해가 안 되는 것일 뿐이다.


이 세상은 다양한 성향과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 다양한 세상과 사람들에게 나만의 성향과 가치관을 늘 대입한다면, 당연히 트러블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자식도
이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일 뿐,
 
그 부모의 아바타가
절대 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욕구불만이 많은 부모일수록, 자식에게 과도하게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욕구대로 움직이기를 조종하며 통제하게 된다.


이 세상도, 사회도, 배우자도, 나 자신까지, 모든 것들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를 않으니, 이제는 욕구불만을 채워줄 사람은 어리고 약한 자식뿐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가 키우는 것이 아니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다.


이 자연이, 이 세상이, 모든 사람들이, 모든 물질들이, 모든 환경들이, 모든 매스컴과 지식, 모든 상황 속의 경험들이, 매 순간 오고 가는 인연들이, 얽히고설키며 한 존재를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자식은 성인이 되어서 주체적인 존재로 독립하기 전까지, 그저 부모의 모든 말과 행동, 습관들을 그대로 모델링하며 기본적인 삶의 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식이 자라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트러블을 만들게 된다면,
 
그것은 대부분 그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준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표면으로 확연하게 드러난 부모의 모습이라면, 바로 이해하고 변화시켜가면 되겠지만,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의 모습이라면 부모는 당연히 거부하며 자식만의 문제라고 비난하게 된다.


부모의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의 모습으로 자식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부모가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억압하고 있는 모습이 거울처럼 자식을 통해 비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현재 내 앞에
이러한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펼쳐지는 것은,

우주가 더 이상은 자신을 억압하지 말고
자식의 모습을 통해서
 
부모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신호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의 원인은 부모 자신들인데, 계속 자신들의 본모습은 외면하고 회피하면서, 자식들만 고쳐야 한다고 몰아붙인다면 그 문제들은 점점 풍선처럼 커져가다가 어느 순간, '펑~'하고 터져버릴 것이다.


자식은 아무 잘못이 없다.


자식을 저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만들었다면, 그것은 부모의 역할이 많은 부분 작용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부모가 열등감을 억압했다면
자식이 그 열등감을 보여줄 것이고,
 
인정 욕구를 억압했다면
그 인정 욕구를 보여줄 것이다.

두려움을 억압했다면
그 두려움을 보여줄 것이고,
 
분노를 억압했다면
그 분노를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선생님, 이거는 말이 안 되잖아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돼요~"라는 생각은 접어두자.


이 생각은 부모의 의식 수준이 아니라,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자식과 같은 의식 수준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부모의 의식 수준에서는, "우리 아이가 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어떠한 부분이 우리 아이를 저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라는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자식의 그 어떤 행동도 말이 될 수 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에
그런 행동으로
표출 되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자식의 이해 안 되는 행동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부모의 이해를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그런 행동으로
표출 되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드러난 행동은 지금 현재이지만, 이렇게 드러나기 위해서 많은 시간 동안 억압되어 켜켜이 쌓여져 왔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우리 아이가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지금 갑자기 이렇게 변했다'라고 고집을 피운다면, 해결책은 저 멀리 밀려갈 뿐이다.


이 세상에 갑자기 변하는 것은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긴 시간 동안
이미 작용은 일어나고,
 
때가 되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이 내용이 이해가 된다면, 이제는 자식의 문제를 고쳐줘야 한다는 편협된 시각에서 벗어나, 자식의 모습을 보며 부모 자신의 무의식의 모습을 알아차리는 기회로 삼아보자.


자식은 부모인 나를
계속 성장시키기 위해서,
 
우주가 보내 준
소중한 '선물'이다.



---------------------


[40강] - 자식은 「부모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고마운 존재~ // 숨겨진 내 모습

https://youtu.be/N8ptEmmKkZ0


[41강] - 아직도 「희생자 코스프레」에 휘둘리고 계시나요?  // 죄책감 없애기

https://youtu.be/QBz23g1HEuA

--------------


▶️ 유튜브 - '샐리의 무의식 치유'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4FOobg2y2A5csybD3qPstA

--------------


* 샐리의 출간 - 책 소개 :

‘착함’을 강요하는 세상에, 저자가 던지는 명쾌한 삶의 화두!


“착하게 사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노?”

우리를 옭아매는 ‘착함’의 낡은 감옥을 무너뜨리는 현명한 마음 처방전.


☞ 각 '온라인 서점' 도서 - 구매링크 ↓↓

https://prfl.link/@sally79792



♥ 각 '온라인 서점' & '카톡 선물하기'로 구매 !!


( 카드 뉴스 - 착하게 사는 게 뭐가그리 중요하노?)



( 도서 목차 소개)

(독자 후기)

ㅡㅡㅡㅡ

#부모자식관계 #부모자식갈등 #자식의문제 #부모의무의식 







이전 08화 자식이 부모에게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