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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E Jun 07. 2024

첫 번째 집 - 빌라에서의 신혼생활 3

그 해 겨울은 추웠다



겨울이 되었다.

보일러를 돌리면 되었으니 나아졌다. 그런데...


따듯한 물이 안나온다!!

안나온다기 보다 졸졸졸..... 그러다가 갑자기 찬물이 나온다. 보일러가 꺼진거다. 


그때부터 샤워할 때는 한 명이 밖에서 대기를 해야했다. 안에서 "자기야!" 외치면 베란다로 달려가 보일러 전원을 다.

집 주인에게 고쳐달라고 말하기엔 우리가 너무 사회 초년생이었다. 감내하면서 살아야 하나보다 생각만 했다.


추운 겨울을 보냈다.

'따듯한 물 잘 나오는 곳으로 이사가고 싶다.'




남편이 새로 입사한 회사에 반가운 복지가 있었다. 일정 금액의 전셋집을 임차사택으로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다. 단, 우리 돈을 더 보텔 수는 없었다. 회사에서 제시한 금액 내에서 집을 찾아야 했다.

신혼 빌라에서 1년도 채 안살았지만 임차사택이 여러모로 좋은 조건이었다. 이사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 직장 근처면서 5호선이 가까운 아파트로 찾아보았다. 동구 내에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았다. 욕심부리지 않았다. 딱 한가지, '따듯한 물이 잘 나오느냐' 이것만 확인했다.


굽은다리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84년생 아파트를 만나게 되었다.


"따듯한 물 잘 나오나요?"


뭘 그런걸 물어보냐는 표정이었다.

2층, 복도식. 수도꼭지 샤워기 따듯한 물 모두 잘 나옴. 계약 완료!




전세가 잘 안빠졌다. 어차피 전세금을 받아서 내야하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이사 나가려고 한 며칠 전, 드디어 계약이 성사되었다.


2013년 4월 26일.

신혼집에 1년 1개월 살고 첫 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 짐을 먼저 뺐다. 큰일날 뻔했다. 안방 침대 뒤로 벽에 곰팡이가 까맣게 피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사 들어올 때 저 자리에 곰팡이가 있었고, 도배로 가렸던 거지.


짐을 빼고 세를 찾았다가는 집을 못 뺐을거다.

미안했지만, 다시 도배하고 사셨겠지..


신혼집에서 한 번 축하받은 생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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