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받았던 미사강변도시 아파트의 입주는 16년 6월, 출산 예정은 9월이었다. 이리 딱 맞춰 태어나려고 한참을 기다리게 만든 건지.
입덧은 얼마 후 끝났고 사전점검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입주 준비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CAD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사할 때마다 캐드로 가구 배치를 해보았다. 세 번째 집까지 사용했던 틀을 복사해 입주할 집을그려 넣었다.
내가 뭘 잘못 건드렸나??
네모난 틀 안에 안방부터 그리기 시작했는데 거실을 그리려니 틀을 삐져 나갔다. 사이즈를 잘못 넣었나? 맞게 넣었는데..
와... 그동안 살던 집이랑 비교가 안되게 크구나.
2016년 6월 6일.
1년 4개월 잘 견디고 세 번째 이사를 하게 되었다.
시간차는 있었지만 전세를 어렵지 않게 뺐다. 회사 돈이었기 때문에 역시나 전세금을 늦게 받는 것이 문제 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좋은 회사 정년까지 잘 다니길.
이사는 대기업 업체를 이용하였다. 말썽이던 세탁기는 미리 리싸이클에 팔았다. 2인용 식탁과 전자레인지 선반은 드림했다. 드레스룸에 화장대가 있으니 사용하던 화장대는 시댁으로 보냈다. 가져갈 게 별로 없었다.
오전 일찍 짐을 뺐다. 세탁기도 없고 딱히 실을 게 없어서 이삿짐 사람들도 당황했다. 보통 점심 먹고 새 집에 짐을 넣는데 우리는 이미 11시 전에 모든 이사가 끝났다.
전면 책장을 장식장으로 꾸미고 싶었다.(지금이라면 절대 안 했을 것 같지만..) 한샘에서 딱 마음에 드는 장식장을 구입해서 놓았고, 1인용 리클라이너도 샀다. 4인용 식탁은 시어머니께서 선물해 주셨다. 오빠한테는 피아노를 선물받았다. 안방과 서재를 꾸몄고, 작은방 하나는 아기방으로 남겨두었다.
너무너무 신났다. 집이 이렇게 넓을 수가 있냐며 자꾸자꾸 물건을 넣었다. 아기 맞을 용품들이 우선이었다. 매트, 작은 옷장, 정리함 등등으로 방을 채웠다.
말기에 배뭉침이 잦았다. 조산의 위험으로 갑자기 입원을 하는 바람에 출산 한 달 전에 급하게 휴가에 들어갔다. 일주일 입원하고 집으로 돌아와 출산일을 기다렸다.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