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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산 Mar 15. 2024

이 시대 보통사람들이 왜 [맹자]를 읽어야 할까

서론

맹자가 설파한 의로움을 배우기 위해서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경제는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고, 문화적으로는 세계인들이 K-컬처에 매료되고 있으며, 민주화를 이룬 안전한 나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의 문제, 평등의 문제, 자유의 문제에서 좀 더 도약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이럴 때 더욱 우리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할 텐데, 그 방향은 우리의 의로움을 키우는 데 있다. 사회시스템, 민주화 등에서 세계의 모범 국가가 된 우리나라가 정의와 공정, 평등의 문제에서도 세계의 모범이 되길 기대한다. 맹자의 의(義)에 하나의 대답이 들어 있다.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맹자>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보통 사람의 눈으로 읽어야 한다. 이 시대는 보통사람들의 시대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하여 이 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사람들도 보통사람이고, 숱한 항쟁과 혁명을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사람들도 보통사람들이다. 맹자가 설파한 의로움은 이들에게 가 닿아야 한다. 고려말 맹자의 외침은 정도전 등 신진사대부의 마음을 흔들어 역성혁명을 통해 조선을 탄생시켰다. 당시 세상을 바꾸는 주체는 엘리트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시민들이 모두 훌륭한 교육을 받고 그 옛날의 사대부 못지않은 지적 수준을 지니고 있고 행동의 힘을 지니고 있다, 맹자의 의로움은 곧장 보통 사람들에게 닿아 그들의 행동 지침이 되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맹자가 글을 어렵게 쓰지도 않았다. 동아시아의 사상은 서구의 철학과 다르다. 존재의 의미, 인식의 방법을 세밀히 논파하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현실의 언어로 설파한다. 맹자는 어려운 말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적절한 비유와 직설로 이야기한다. 이천 년이 넘는 시대의 격차를 극복해 당대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그의 글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늘을 사는 보통 사람들은 누구나 <맹자>를 읽고 이해하고 그에게 공감하고 그의 의로움을 행동에 옮길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이 <보통 사람의 맹자>를 쓰려는 이유이다. 동양사상 전공자가 아니지만, 인문학자로서, 아니 인문학 소양을 다소 갖춘 보통 사람으로서 내가 이해하려고 애쓴 대로 맹자를 설명해보고자 한다. 내가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읽어낸 방법이 이웃의 보통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리라 믿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나도 궁금해 하고 그들이 깨닫는 만큼 나도 깨닫기 때문이다. 이미 학생들과 여러 번 맹자를 완독하면서 그 눈높이를 확인했다,


이런 목적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먼저 <맹자>의 모든 내용을 다루지 않겠다. 되도록 <맹자>의 내용 중 알맹이를 추리고, 비중이 많이 떨어지는 문장이나, 이 시대와 연결해 생각하기 어려운 구절은 생략했다. 고르고 보니 모두 21개의 문장이다. 21세기, 맹자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주제와 딱 맞아떨어진다. 나름의 의미가 있겠다.


서술의 방식은, 먼저 각 장·절의 본문을 만나기 전에 이 절의 핵심 의미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았다. 이는 긴 문장을 읽어가면서 독자들이 문장의 주제를 잃지 않게 도우려는 뜻이다. 제목 뒤에는 # 넘버를 붙여서, 대화의 장면을 영화처럼 떠올릴 수 있도록 서술하고, 가능한 당시 상황을 드러내 의역한 해석을 먼저 실었다. 현대 문투로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다. 본문은 되도록 직역했다. 맹자의 글은 담백하다. 의역이 많아지면 담백한 그의 글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대신 이해를 돕기 위해 한문의 구조와 우리말 번역을 대조할 때, 쉬운 우리말을 사용했다. 이천여 년 전의 시대 상황과 언어를 최대한 오늘의 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애썼다. 해설은 오늘날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했다. 알고 있겠거니 넘어가지 않고, 궁금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번역의 텍스트는 중국 상해고적출판사上海古籍出版社에서 나온 <맹자>를 기준으로 했다. 중국 쪽의 교점은 정확했고, 전거를 충실하게 제시하고 있고, 해설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잘 설정되어 편리했다. 번역의 실제는 스승이신 윤재근 한양대학교 국문과 명예교수의 책 <맹자>에 기댔고 중국의 번역서와 한국 쪽 자료를 두루 참조했다.


<보통 사람의 맹자>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맹자와 친해지길 바란다. 그가 생애를 걸고 주장한 의로움이 이 나라에 더 많이 행동으로 옮겨지길 바란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가 더욱 세상의 모범으로 우뚝 서길 바란다.


형산(熒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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