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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Jan 26. 2016

브라질 문화원에 가다

포르투갈어 공부의 시작

아래 링크는 <외국어 덕후의 학습법> 첫 글이자 목차




스페인어 공부를 반년쯤  계속하다 보니 조금은 답답함이 밀려왔다. 나는 한창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던 학창 시절에도 한 게임만 오랫동안 하면 금방 싫증이 났다. 그래서 한 번에 여러 게임을 같이 하곤 했다. 다른 나라에 와서 한동안 어렵사리 적응을 할 때는 크게 몰랐는데,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스페인어로 원활하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자 다른 도전도 함께 해보고 싶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스페인에서 1년을 다 채우지 말고 남미로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여러 남미 나라를 찾아보다가, 남미에서 유일하게 스페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 지내면 남미는 어디든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포르투갈어를 배워보기로  마음먹었는데, 마침 마드리드에는 브라질 문화원이 있었다. 그래서 델레(DELE) B2를 두 번째 보자마자 브라질 문화원에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쯤 배웠을 무렵 조금 더 공부하면 정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브라질에 가기로 가기로 결심했다.


브라질 문화원 생활


이미 스페인 생활에서 드는 비용에 브라질 문화원에서 포르투갈어 수업까지 들으려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 마침 주재원으로 나와 있는 한국 학부모님들이 선생님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 학생 과외를 시작하고 나니, 금방 다른 학생들도 제의가 들어와서 크게 어렵지 않게 남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브라질 문화원(Casa do Brasil)


마드리드의 브라질 문화원은 마드리드 제1 대학인 꼼쁠루텐세(Complutense)로 가는 길에 있었다. 포르투갈어는 초, 중, 고급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선생님은 모두 브라질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대부분이 스페인 사람들이었는데, 스페인어가 포르투갈어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초급 수업을 들어갔는데도 선생님이 포르투갈어로 말하는데도 서로 의사소통이 되는 기묘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물론 대화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고 들리는 말로 넘겨짚는 것이었지만, 스페인어를 원어민만큼 구사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꽤 큰 핸디캡이었다.


그리고 이 수업에서 스페인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한국인 한 명이 스페인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포르투갈어를 공부해서 브라질로 가겠다니 매우 신기해 보였나 보다. 그 사람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는데, 수업을 마치면 다 함께 저녁을 먹기도 했다.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는데, 한국 식당을 데려가서 추천해주면 맛있다며 즐겁게 먹었다. 그리고 브라질 선생님도 매우 친절했는데, 내가 브라질에 가겠다니 혹시 현지에 지인이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당연히 없고 가서 숙소를 구할 것"이라고 했더니 브라질은 매우 위험해서 그런 식으로 가면 좋지 않다며, 꾸리치바(Curitiba)라는 도시에 자기 친구가 살고 있다며, 한 달 정도라도 지내면서 브라질을 좀 익히고 상파울루 같은 큰 도시로 옮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제안해주었다. 덕분에 브라질에 큰 위험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C1를 등록하다


브라질에 떠나기 전 마지막 델레 시험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미 두 번이나 시험을 봤기 때문에 크게 두려움은 없었다. 다만 처음 다니던 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었는데, 학원에서는 C1 준비반을 지원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다른 학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마드리드에서 유명한 학원은 크게 엔포렉스(Enforex)와 돈키호테(Don quijote)가 있었고, 나는 엔포렉스를 선택했다. (그런데 가장 크다는 학원에서도 가장 높은 레벨인 C2를 준비하는 반은 없었다. C2까지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가 보다.) 그렇게 C1를 준비하는 반에 들어갔다. 스페인어를 날로 먹을 수 있는 브라질 학생 2명과 이탈리아 학생 1명은 정말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실력을 보였다. 특히 고급 어휘로 올라갈수록 비슷하게 쓰는 경우가 많은 탓에 모국어와 스페인어의 차이만 인지하면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나를 포함한 한국인 학생 2명과 무려 5년째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중국인 1명, 그리고 인도인 1명이 있었다. 총 7명의 학생이 DELE C1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큰 학원을 훨씬 더 체계적이었다. 숙제도 훨씬 많았다. 나는 브라질 행을 앞두고 스페인어 공부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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