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르코 Feb 12. 2016

칭찬에도 급이 있다

혹시 쓸모없는 칭찬을 하고 있진 않은가?

아래는 <내 안에 거인이 있다> 시리즈 첫 글이자 목차




교복을 입고 다닐 무렵에는 부모님께서 학부모 모임을 다녀와서 가끔 한 두 분 친구의 부모님에 대해서 좋지 않게 이야기하는 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들의 부모님이 어떤 사람이건, 그 친구는 내 친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를 조금 먹으면서,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 것 같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그냥 조금 닮는 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닮는다. 한 부모가 자녀에게 미친 영향을 보면서, 우리 부부가 2세를 낳아서 기를 때 내가 어떤 부모가 될지 생각하면 겁이 난다. 지금껏 살면서 내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살았고,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외국에 나가서 살기도 하고 진로도 바꾸는 큰 결정들을 하면서 그냥 했을 뿐 그게 걱정되거나 겁나지도 않았는데, 내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자신은 없다.



 이 행동의 목표가 무엇이더라?


그럼에도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키고 싶은 신념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날 법한 일을 하나 예시로 들어보자.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 자식에게 부모님이 와서 방을 치우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 "OO야, 방 꼴이 이게 뭐니? 저녁 먹기 전에 방 다 치워놓고 나와."

자식: (휴대폰을 보며) "어, 이거 좀 더 하고."

부모: (방문으로 다가오며) "얼른 휴대폰 끄고, 방 치우라니까!"

자식: "아, 알았다고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등짝 스매시를 통해 자식이 바로 행동에 옮겼을 수도 있고,  실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의 결과는 아니다. 부모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자식이 집에 있는 주말 만큼이라도 스스로 자기 방을 치우는 습관을 키워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내가 장담하건대, 저런 방법의 접근으로는 자식이 습관적으로 자신의 방을 치우는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 물론 부모님이 굉장히 위압적인 언사와 감시로 어느 정도의 지속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자식이 독립해서 집을 떠나도 이어질까?



피드백은 단 한 번을 하더라도, 지속되어야 한다


나는 한국의 피드백 문화가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비판의 형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너 옷이 이게 뭐니. 주름은 다 잡혀있고!" 이런 말을 하면서, 정말 다시는 이런 행동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거라면 크게 잘못 생각했다. 이 글을 쓰게 된 책인 <피드백 이야기>에서는 이런 피드백을 '학대적인 피드백'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사람에게는 각자 피드백 통이 하나씩 있다고 주장한다. 이 피드백 통은 사람들에게 칭찬이나 지지를 받았을 때 채워진다. 그런데 저런 학대적인 피드백은 피드백 통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다. 그 구멍으로 피드백 통에 채워져 있던 자존감을 흘러내린다.


반면에 아무 칭찬이나 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잘한 행동을 매우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그 행동은 반복된다. 앞서 쓴 맨 인 러브 글 중 하나(링크)에서 사랑을 표현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피드백이다.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을 텐데, 무거운 짐을 들어줘서 고마워." 

"김 대리님, 이번에 보내준 기획서의 흐름이 아주 좋네요. 논리적으로 납득도 잘 되고, 수치도 깔끔하게 그래프로 정리해서 너무 보기 좋아요."


이런 아주 구체적인 피드백이 그 행동을 반복시킨다. 그냥 단순히 "고마워", "수고했네." 같은 피드백을 <피드백 이야기>에서는 무의미한 피드백이라고 부른다. 저런 말을 하루에 자주 한다고 해서 내가 우리 회사의 피드백 왕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생각하라, 이 행동의 목표가 무엇이더라?


물론 하루 종일 칭찬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같이 일을 하다 보면 비판적인 시선을 들이대야 할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빈정대지 마라. 정확히 잘못된 부분을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언급하고 개선점을 알려줘라. 그게 훨씬 더 전문가답게 보인다. 이것도 제대로 못 해오냐고 기획서를 하늘로 날려봐야 당신 손목만 아플 뿐이다. 그냥 속된 말로 또라이 같아 보인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사람의 행동을 반복시키는 것은 자세한 형태의 긍정적 피드백이다. 비판은 행동을 교정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반복시키지는 않는다. 지금 당신이 하고 싶은 그 말을 당신의 동료에게 혹은 가족, 친구에게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이 수만 번  이야기해도, 그 당사자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당신의 피드백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다.




온라인으로 유료 코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칭에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회사 생활, 진로, 인간 관계 등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marco@imagineer.i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