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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Feb 29. 2016

직업 코치가 되는 법

한국에서 코치라는 직업을 가져보자

아래는 <내 안에 거인이 있다> 시리즈 첫 글이자 목차




나는 자격증을 믿지 않는다. 자격증 부여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시험이 평가하고 싶은 본질을 굉장히 흐려놓는다. 시험도 마찬가지로 합격률이 있다면, 일정 수준의 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활용되기보다는 더 많은 '탈락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비본질적인 부분들을 확대하여 문제를 출제하게 된다. 이것은 정말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대학을 서열로 길게 줄 세워놓고, 매년 수많은 수험생이 앞으로 20%도 활용하지 않을 정보를 암기하도록 시키는 수능을 싫어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심지어 그 내용에 대해서 흥미마저 잃어버리게 하니 아주 금상첨화다.


나는 코칭이 매우 훌륭한 철학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문제의 답을 알고 있다.'는 코칭 철학은 단순히 하나의 상담기법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철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코칭을 배우기를 희망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코칭을 공부하라고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왜냐면 이미 코칭은 많이  상업화되었기 때문이다. 좋은 철학으로 사람이 모이면, 그 사람들은 조직을 형성하고 그 철학으로 장사를 하기 시작한다. 본질을 퇴색되고 돈만 남는다. 슬픈 일이다.



정식으로 코치 자격을 취득하고 싶다면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코칭을 배우고, 코치가 되는 것을 희망한다. 그리고 이것을 업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배워보고 코치라는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만두게 되더라도, 코치로서 생각했던 사고방식과 습관은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갓 제대했을 무렵, 나는 직업 코치가 되고 싶었다. 물론 코칭만 평생 하면서 살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코칭을 배워서 내 주위의 좋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싼 돈을 들여서 강의를 수강하기도 하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주위 지인이나 혹은 지인의 소개로 사람을 만나서 자격증을 이수하기 위한 코칭 시간을 채워나가기도 했다. 스페인에 가면서 잠시 코칭 자격증 따기 프로젝트는 미뤄두었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위의 자료에 나와있는 것처럼 크게 코치 자격은 세 가지로 구분한다. KAC(Korea Associate Coach), KPC(Korea Professional Coach), KSC(Korea Supervisor Coach) 이렇게 세 가지인데, 오른쪽으로 갈수록 해당 자격증을 따기 위한 조건이 훨씬 까다롭다. 보통은 허가를 받은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다. 가장 낮은 레벨인 KPC의 경우에는 교육 시간 20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코칭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것도 최소 유료 코칭 이수 시간이 있어서 유료로 코칭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코칭을 받은 사람 두 명의 서면 추천서와  인증받은 코치의 추천서가 있으면 된다. 그리고 시험 응시료를 20만 원 내시고, 만약에 프로그램을 통해서 코칭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면 35만 원을 내시고. 평생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3년 주기로 연장도 해줘야 한다. 3년 정도가 지나면 '코치력'이 다시 하락하나 보다.



직접 코칭을 해보자


이 글에서 코칭에서 활용하는 직접적인 질문법을 다룬 적이 있다. 이 글과 함께 코칭에 관한 많은 책이 출간되어 있으니, 찾아서 읽어보면 어느 정도 흐름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코치로 활동하시는 분이 가지고 계신 코칭 관련 책 4~5권을 빌려서 읽어보면서 코칭의 철학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칭 관련 강의에서는 보다 실용적인 부분들을 얻을 수 있었는데, 사실 크게 책 보다 더 많은 내용을 얻을 수 있었는지, 다시 말해 그 값어치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코칭을 배우면서 코칭을 직접 하는 경험이 정말 좋았다. 보통 1회에 얼마 금액을 정해놓고, 1주에 1회 8~12주 정도로 진행했다. 코칭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약 5~6명 정도에게 직접 코칭을 해주었던 것 같다. 보통 사람은 스스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코칭이라는 일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서 듣고 그 이야기 속에서 더 깊은 내용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질문하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청을 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으며 더 좋은 질문을 하는 훈련이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코칭은 사람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하도록 만드는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매번 만나서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며 나누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지루한 놈' 소리를 듣기 쉽다. 그런데 코치는 다르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이야기를 들으려고 앉아있는 사람이고, 내가 스쳐가며 한 말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나는 그 과정에서 더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람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더 겸손해진다. 다른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결국 더 이상 내 세계를 고집할 수 없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나는 당신이 다른 사람의 세계에 귀 기울이고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다만 그 방식이 자격증을 통해서는 아니어도 좋다.





<당신 안에 거인이 있다> 시리즈는 1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립니다. 깊지 않은 코칭 경험과 내공으로 쉬운 코칭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단 한 분이라도 코칭을 접하고 배울 마음이 생기셨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특히 이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주신 분이라면 매거진에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형태도 좋고, 댓글 형태도 좋고, 10대 뉴스와 보물지도 같은 내용들을 공유해주신다면 더욱 글이 풍성해질 것 같네요. 그 동안 <당신 안에 거인이 있다> 시리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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