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주한미군에서, 나의 작은 기록을 마치며
군 생활을 마치고, 나는 주한미군에서 새로운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시작점에서 만난 한 상관과의 경험은 한편으로는 불편한 기억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내 삶에 큰 의미를 준 소중한 장면이었다.
군대라는 ‘우물’ 안에서만 살아오던 내게,
그는 사회와 사람, 그리고 조직의 현실을 직면하게 해 준 존재였다.
그 만남을 계기로, 나는 주한미군이라는 조직의 실체와 구조적 문제,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주한미군에 소속된 평범한 직원이자,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구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고민과 질문들을 따라가며, 나는
야간에는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하고,
낮에는 동료들과 일하며 작지만 진심 어린 글을 써 내려간다.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그리고 나아가 북한과 통일 문제까지—
나는 이 땅의 안보와 평화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기록하려 한다.
평범함 속의 집요함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는 도호쿠대에서 학사만 마친 후
'시마즈 제작소'라는 평범한 직장에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결국, 그는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학력이나 직급이 아닌,
묵묵한 탐구심과 성실함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나 역시, 평범한 군무원이지만
꾸준히 공부하고 글을 쓰며,
작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기고 싶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에필로그
군복을 벗고, 나는 다시 새로운 유니폼을 입었다.
주한미군에서의 삶은 낯설었고, 또 다채로웠다.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따뜻했던 관계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었던 나는,
그저 평범한 군무원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나는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일할까’, ‘무엇을 위해 이 동맹은 존재하는가’,
‘나는 어떤 의미로 이곳에 있을까.’
미첼 씨와의 불편했던 기억조차
그 질문을 시작하게 한 중요한 계기였다.
그는 나에게 조직이라는 현실,
사람이라는 복잡함, 그리고 나라는 존재의 가능성을
조금은 날카롭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밤엔 책을 읽고, 낮엔 동료들의 표정을 마음속에 새기며
작은 질문 하나를 품고 살아간다.
나는 위대한 학자도, 유명한 작가도 아니다.
그저 꾸준히 고민하고 배우는 한 사람의 직원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는다.
이 기록들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이해와 공감,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의 씨앗이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
내가 함께했던 이곳의 사람들이 잊히지 않기를.
그들의 이름은 작지만, 그 존재는 컸으니까.(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