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쏟아지는 끈적한 액체가
숨을 가두고
나프탈렌을 삼킨 듯한 목구멍으로
간질간질 태풍이 인다.
여러 겹 그물에 묶인 채
천근만근의 무게에 짓눌린 몸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몸의 신호
그리고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비염에 걸린다. 신기할 만큼 정확하다. 달력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알아챈다. 계절의 경계선에 서면, 목이 먼저 찌릿하게 반응하고 코가 막히기 시작한다. 이내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가 잦아들며,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감이 생긴다.
겨울에서 봄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다시 여름에서 가을로,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그 짧은 틈, 일 년에 네 번, 거의 무조건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환절기'일 뿐인 시간이 나에게는 커다란 통과의례가 된다. 마치 계절이 바뀌기 위해 내 몸을 한 번씩 흔들어 깨우는 것만 같다.
비염이 시작되면 열흘 정도는 꼼짝없이 앓는다. 열이 오르고 몸살 기운이 따라붙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괴로운 건, 코가 막혀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해진다는 점이다. 당연하게 이어지던 호흡이 갑자기 의식의 대상이 되는 순간, 나는 비로소 '숨 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는 정말로 봄인가 보다. 밖에는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고 내 코에선 훌쩍훌쩍 콧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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