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牀異夢) 3

by 임찰스

부모님께 여자친구를 소개한다.

아버지는 정말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어머니는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신다.


부모님께 여자친구를 소개한다.

아버지는 또 정말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어머니는 또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신다.


부모님께 여자친구를 소개한다.

이번엔 어머니와 외모, 성격, 행동거지가 거의 똑같은 여자친구를 데려왔다.

어머니가 정말로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신다.


그런데, 아버지의 표정이 점점 굳어진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말투 하나, 습관 하나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고, 서로 다른 부분조차도 개성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 다른점이 오히려 사이를 더 좋아지게 만든다고 믿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진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말투가 자꾸만 귀에 거슬리고, 무심코 지나쳤던 행동들이 반복되면서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왜 그런식으로 말하냐는 질문이 늘어나고, 왜 그렇게 하냐는 잔소리는 어느새 일상이 된다.


처음에는 걱정처럼 들리던 말들도 점점 지적하는 것으로 느껴지고, 익숙해짐은 더 이상 편안함이 아니라 피로가 되어 쌓여간다. 이상하게도 낯선 점보다 익숙한 부분에서 더 쉽게 지치게 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해하려 하지 않게 되고, 그 사이에서 감정은 점점 무뎌진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다름이 더 분명해진다. 맞춰가고 있다고 믿었던 순간들도 돌아보면 그저 참고 있었던 시간에 가까웠다는 걸 깨닫게 되고, 생각보다 성격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그렇게 조금씩 인정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이미 버겁게 느껴졌던 그 성격과 비슷한 사람이 또 가족이 된다는 건, 선뜻 반갑기보다는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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